콘솔 삼킨 PC, 'ROG 엑스박스 얼라이'
MS 첫 휴대용 엑스박스 콘솔
16일 고급형과 기본형으로 출시
엑스박스와 PC 플랫폼 통합 장점
윈도우 게임 특유의 실행 과정 겪어야
콘솔의 전원→게임 실행 간편함은 부족
2025-10-15 22:00:00 2025-10-15 22: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ROG 엑스박스 얼라이'는 콘솔과 PC 게임 플랫폼의 경계를 한번 더 허무는 게임기입니다. 엑스박스는 수년 전부터 거치형 콘솔에서 벗어나 윈도우 PC와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로 영역을 넓혀왔는데요. 이번엔 엑스박스 콘솔의 경험을 UMPC(울트라 모바일 PC)로 이식해 16일 'ROG 엑스박스 얼라이'와 고급형인 'ROG 엑스박스 얼라이 X'를 출시합니다. MS는 ASUS와의 협업으로 엑스박스 콘솔과 윈도우 OS의 장점을 한데 모았다고 했는데요. 
 
ROG 엑스박스 얼라이 X의 앞면과 뒷면. (사진=이범종 기자)
 
미리 체험해본 고급형 X는 작고 빠른 윈도우11 PC였습니다. 부팅하면 엑스박스 앱이 자동 실행되는 식인데요. 기존 엑스박스 콘솔에 설치된 게임을 똑같이 내려받아 즐길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을 하거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털 리모트처럼 기존 콘솔을 원격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컨트롤러 파지감은 경쟁사와 다르게 구현했습니다. 소니 PS 포털 리모트는 PS5 듀얼센스 컨트롤러를 반으로 쪼개 화면에 붙인 형태여서 기존 콘솔의 경험을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에 반해 MS는 얼라이 손잡이를 엑스박스 컨트롤러와 달리 수직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기존 컨트롤러처럼 부채꼴로 벌어지진 않았지만, 손잡이를 둥글게 말아쥐고 장시간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부드럽고 빠른 게임 경험은 라이젠 AI Z2 익스트림 프로세서와 24GB 램, 1TB SSD가 뒷받침합니다. 7인치 풀 HD(1080p)에 최대 120㎐ 주사율로 선명하고 매끄러운 화면도 갖췄습니다. MS는 최적화 기술로 윈도우 사용에 쓰이는 자원을 게임에 집중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엑스박스뿐 아니라 다양한 PC 게임 플랫폼을 한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인공지능(AI)도 편의성을 높입니다. MS는 ROG 엑스박스 얼라이에 케이밍 코파일럿 베타판을 넣었는데요. 개인에 맞춰진 게이밍 추천·도움말·인사이트 기능을 제공합니다. 고급 셰이더 전달 기능은 사전 컴파일된 셰이더를 내려받아 게임 실행 속도를 높입니다. '기어즈 오브 워: 리로디드'는 최초 실행 시 불러오기 속도가 최대 10배에 달합니다. 더 부드러운 성능과 낮은 배터리 소모를 구현합니다. 
 
2026년엔 NPU를 활용한 자동 슈퍼 해상도 기능을 제공합니다. AI가 보스전과 승리 등 인상적인 장면을 자동으로 캡처해 짧은 리플레이 화면을 생성·공유하는 '하이라이트 리플레이' 기능도 추가됩니다. 
 
다른 PC 게임 플랫폼을 대거 포함한 점도 엑스박스 ROG 얼라이의 강점입니다.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 EA 게임 등을 통합 게임 라이브러리에 모았습니다. 
 
특히 게임 컨트롤러를 지원하는 PC 게임과의 궁합이 좋습니다. 스팀 계정으로 내려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와 '안녕서울: 이태원편(데모)'은 손에 착 감긴 손잡이 위에서 생동감 있는 세계를 구현했습니다. 실제 기기의 폭보다 더 넓은 곳에서 환경음이 재생돼 몰입감도 높였습니다. 평소 엑스박스 시리즈 S로 즐겨온 '닌자 가이덴 2 블랙'도 기존 콘솔과 동일한 품질로 실행됐습니다. 
 
현 세대 휴대용 콘솔 크기 비교. 사진 왼쪽부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털 리모트, MS ROG 엑스박스 얼라이 X, 닌텐도 스위치 2. (사진=이범종 기자)
두께 비교. 위부터 플레이스테이션 포털 리모트(왼쪽)와 ROG 엑스박스 얼라이 X, 아래는 ROG 엑스박스 얼라이 X와 닌텐도 스위치 2. (사진=이범종 기자)
 
ROG 엑스박스 얼라이는 엑스박스와 PC 플랫폼을 아우른 콘솔 게임기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기존 콘솔 이용자에겐 불편한 경험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결국 윈도우 PC다 보니, '닌자 가이덴 2 블랙'을 실행할 때는 넷 프레임워크 3.5 설치, '데이브 더 다이버'를 켤 땐 MS 스토어 패키지 종속성 설치 관리자의 디바이스 변경 허용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새 게임을 설치해 실행할 때마다 추가 파일 설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행한 뒤에는 작은 창으로 실행돼, 옵션으로 전체 화면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이범종 기자)
 
전체 화면 실행에도 난관이 있었습니다. 닌자 가이덴 실행 시 한참을 기다려도 화면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윈도우 PC의 Alt+Tab에 해당하는 뷰(View) 버튼을 눌러보니, 작은 윈도우 화면으로 실행 중이었습니다. 이 화면을 불러와 깨알 같은 글씨로 적힌 옵션을 찾아내 전체 화면을 누른 뒤에야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ROG 엑스박스 얼라이는 콘솔로 쓰는 윈도우 PC다. (사진=이범종 기자)
 
ROG 엑스박스 얼라이는 기존 UMPC 이용자에겐 반가운 휴대용 게임기입니다. 그에 반해 PC 대신 거치형 엑스박스 콘솔이나 플레이스테이션 위주로 게임을 하던 사람들은 콘솔 특유의 간편한 조작 환경이 자꾸만 눈에 밟힐 듯합니다. 
 
하지만 윈도우 PC 게임 특유의 신고식(?)을 마친 뒤에는 통합형 PC 콘솔 게임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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