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LG전자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장(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 가운데, 최근에는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한 콘셉트카 ‘슈필라움’을 선보이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차량 내부를 생활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규제와 안전 우려가 남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56회 한국전자전’(KES 2025)가 열린 가운데 LG전자 부스에 모빌리티 솔루션 ‘슈필라움’이 전시돼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LG전자가 최근 성장세가 정체된 가전 사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모빌리티 분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21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제56회 한국전자전’(KES 2025)에서 기아자동차와 협업해 만든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 ‘슈필라움’을 선보였습니다.
슈필라움의 특징은 차량 내부에 별도의 생활공간을 구현했다는 점입니다. 자동차도 생활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차량 내 가전과 이를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슈필라움은 ‘AI 홈’의 개념을 자동차까지, 차량에서도 AI로 제어하는 통합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KES 2025에서 공개된 슈필라움은 차량 내부를 사무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동 중에도 AI 기능으로 내부 조명, 디스플레이 등을 한 번에 조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홈이라는 개념이 모빌리티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동 중에도 업무를 보는 이용자층에 생성형 AI 기반의 홈 솔루션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와 이동 공간의 결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종(다른 업계) 간 결합은 점차 가속화된다고 봐야 한다. 몇 년 내로 완전하게 목적지까지 가는 자율주행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진정한 의미의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 완성될 것”이라며 “다른 차종 대비 차별화되고 특화된 만큼, 앞으로도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늘리면 충성고객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평했습니다.
다만 제도적 규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자는 주행 중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서는 자율주행 운행이 제한됩니다. 또 주행 중 탑승자가 업무를 보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어 상용화에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기술 개발 속도와 규제가 어긋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도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AI 관련 각종 기술은 해외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R&D 등 기업이 활성화될 조건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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