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세일즈)①미래 기술 ‘총집합’…경주서 빅테크 수장 마중
APEC, 새로운 기회 찾을 ‘모멘텀’
삼성, ‘폴더블’ 시장 주도권 강화
LG, 전장·HVAC 등 신사업 홍보
SK, AI 반도체 솔루션 선보일 듯
2025-10-20 10:48:47 2025-10-20 10:52:1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해 전 세계 핵심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빅테크의 거물들이 다음주 대한민국 경북 경주시에 총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기업의 수장들이 방한해 직접 지켜보는 자리인 만큼 국내 전자·반도체 업계의 대표격인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는 경주를 찾는 고객사들과의 협력 강화를 도모할 전략입니다. 아울러 이번 무대에서 빅테크 수장들에게 선보일 각 사의 첨단 기술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보문호 주변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상징조형물이 설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행사장 메인 입구에 삼성과 SK, LG의 전시 부스가 각각 마련될 예정입니다. 세계 각국 정부 관계자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1700여명의 참석이 전망되는 만큼, 이들에게 한국이 가진 최첨단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젠슨 황 등 글로벌 ‘빅샷’ 대거 출현
 
참석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입니다. 젠슨 황 CEO는 지난달 최태원 SK 회장의 초청을 수락하며 경주 방문을 확정 지었습니다. 황 CEO는 이번 행사 중 ‘APEC CEO 서밋’에 참여해 반도체와 AI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또 이번 계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황 CEO의 이번 방한 기간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 회장 등과의 별도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재방한할 확률도 높습니다. 앞서 최 회장이 지난 1일 SK 본사에서 올트먼 CEO를 만나 APEC 행사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고 있습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의 HBM 공급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APEC CEO 서밋에 방문해 3사의 AI 동맹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팀 쿡 애플 CEO 등 주요 글로벌 기업 수장들도 APEC CEO 서밋 초청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온 상태라 한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더욱 높이게 되는 교류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2023에 부스를 마련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소개한 모습. 이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3등분해 안쪽으로 접는 방식이다. (사진=뉴시스)
 
재계 관계자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나라 재계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좋은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트라이폴드차세대 OLED·HBM
 
업계에서는 현재 전시 구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에 소개될 전시 중 빅테크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첨단 제품은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관측됩니다. 트라이폴드폰은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선보여온 갤럭시 Z 폴더블 시리즈의 단일 경첩 구조를 넘어 두 번 접히는 새로운 제품 외형의 전략성 제품입니다. 펼치면 태블릿에 버금가는 대화면을 제공하고, 접으면 기존 스마트폰 수준의 휴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트라이폴드폰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가 세계 최초 출시 기록을 가져갔지만 삼성전자는 완성도와 생산 능력, 사용자 경험 측면 등 차별점을 강조해 세계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복안입니다.
 
아울러 최근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생태계에 합류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스를 따로 마련할 지도 관심입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NV링크 퓨전’ 에코시스템에 합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삼성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는 엔비디아에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와 통합처리장치(XPU) 수요 증가에 대응한 맞춤형 실리콘(반도체) 설계부터 제조까지의 전문 역량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엔비디아에 공급할 차세대 HBM은 물론, 삼성전자가 가진 반도체 역량을 대거 선보일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LG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상영 중인 2025년 APEC 정상회의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도 AI 기반 프리미엄 가전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군을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의 눈길을 끌 예정입니다. AI 가전 외에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던 투명 무선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T’를 활용한 전시도 전망됩니다. 77인치 크기와 4K 해상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질의 이 TV는 투명 스크린이 탑재돼 시청하지 않을 때 ‘투명 모드’를 이용하면 검은 TV 화면이 사라진 것처럼 화면 뒤 공간이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최근 기업간거래(B2B) 등을 중심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신사업도 홍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기술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입니다. SK는 현재 울산시에 조성 중인 AI 데이터센터를 전시에 선보일 계획인데, 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에서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차기 HBM인 HBM4(6세대) 12단 양산 준비를 업계 중 가장 빨리 마무리하고 엔비디아의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이번 APEC에서 자사의 HBM4 경쟁력을 크게 홍보할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PEC을 통해 국내 전자, 반도체 기업이 세계 정상들과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들에게 첨단 기술력을 직접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와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고, 향후 글로벌 협력의 기반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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