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한국해운협회가 포스코에 HMM 인수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협회는 해운업 진출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비 해운 기업의 시장 진입은 실패 가능성이 크고 자칫하면 산업 전반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HMM 건화물선 '글로벌 트러스트' 호. (사진=HMM)
13일 해운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2일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HMM 인수 검토를 전면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공식 제출했습니다. 협회는 해당 건의서에서 “(포스코그룹의) HMM의 인수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근간을 흔들 중대한 사안”이라며 인수 반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협회는 특히 해운업에서의 전문성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협회는 “세계 컨테이너 해운 시장이 주요 초대형 선사들에 의해 과점화되고 있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운국들이 자국의 해운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현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협회는 “비 해운 기업의 해운업 진출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협회는 “포스코가 과거 거양해운을 통해 해운업에 진출했다가 자가 화물 운송업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한진해운에 매각되며 실패했던 사례가 있다”며 이번 HMM 인수 역시 유사한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세계 3대 철광석 수출 기업인 브라질 발레사 역시 대형 벌크선을 발주하며 해운업에 진출했으나 최근 해당 선박들을 매각하며 사실상 해운업에서 철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협회는 “결론적으로 포스코의 HMM 인수는 단순히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해운 생태계 파괴는 물론 국내 해운산업의 근간을 와해시켜 결국 한국 수출입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2022년 4월 한국해운협회와 포스코플로우가 체결한 국적선 수송 확대 노력,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준수 및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업무협약(MOU)의 내용을 이행해줄 것을 요청하며 “앞으로도 해운산업이 철강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과 국가 경제발전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서로 상생하는 관계로 나아가자”고 촉구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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