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ESS 화재·보조금 종료·캐즘에 ‘삼중고’
보조금 없애면 미 전기차 판매 연간 37%↓
국정자원 ESS 화재로 국내 시장 위축 우려
2025-10-01 14:37:01 2025-10-01 15:17:4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국내 대표 산업으로 자리 잡은 K-배터리 업계가 연이은 악재에 직면했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배터리 화재,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 글로벌 전기차 수요둔화(캐즘)라는 ‘삼중고’가 동시에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완진된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외부 침수조에 담긴 리튬이온 배터리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1040만원)에 이르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이 30일(현지시간) 중단된 상황입니다. 미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질 경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37%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 화재 원인이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로 지목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의 신뢰성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업계는 해당 화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위축으로 번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북미에서 ESS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희망적입니다. 미국 ESS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80% 이상으로 압도적이나, 미국이 중국산 ESS 제품에 40.9%의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어 중국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미 ESS 시장 규모가 올해 36억8000만달러에서 2030년 50억9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급증하는 미국 ES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현지 신규 생산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2027년 말 기준 LG와 삼성의 미 ESS 배터리 생산 캐파는 각각 48기가와트시(GWh), 31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최근 불거진 미국 내 비자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대내외 불확실한 국면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업계는 이번 ‘삼중 악재’ 속에서 K-배터리 업계가 북미 시장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종료와 전기차 캐즘이 부담은 될 수 있지만, 미국 내 ESS 투자 확대와 비자 문제 해소로 중장기 성장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