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마치 차가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운전대는 나에게 맡기고 잠시 편안한 시간을 가지라고 말이죠.”(윤명옥 한국GM 최고마케팅 전무)
슈퍼크루즈 핸즈프리 주행 상태에서 자동 차선 변경이 완료된 모습. (사진=한국GM)
1일 한국GM 서울 강남에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술인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를 국내에 최초 공개하며 국내 자율주행 시장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습니다.
슈퍼 크루즈는 제너럴모터스(GM)가 2017년 캐딜락 CT6에 최초로 적용한 핸즈프리 시스템입니다. 일정 구간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차선 자동 변경, 운전자 긴급 상황 시 능동 대처,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으로 구성돼 있어 운전자의 피로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한국GM의 슈퍼 크루즈 도입은 단순한 신기술 소개를 넘어 철수설 불식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됩니다. 현재 특허청에 슈퍼 크루즈 상표 출원이 수리돼 심사 대기 중인 상태로, 한국GM은 국내 상표권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슈퍼 크루즈 도입을 위한 테스트, 서비스 제공 환경 구축, 전문 인력 확충 등에 100억원 이상의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GM의 한국 시장 장기 투자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1일 강남에서 열린 GM 슈퍼크루즈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 중인 하승현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부장. (사진=한국GM)
윤명옥 한국GM 최고마케팅 전무는 “슈퍼 크루즈 기술이 갑자기 시장에 도입된 것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는 프로젝트”라며 “팀들이 오랫동안 준비했고, 준비가 됐다고 판단해 관련 차량 출시 계획에 맞춰 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GM은 미국, 중국에 이어 한국을 세 번째 슈퍼 크루즈 도입 시장으로 선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슈퍼 크루즈는 라이더 기반 정밀 지도를 바탕으로 GPS, 레이더, 카메라 센싱의 융합 기술을 통해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합니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지속하는지 추적하고, 필요할 경우 시각적, 청각적 경고를 보내 안전한 주행을 유도합니다.
하승현 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 기술개발부문 부장은 “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에서 정밀 도로의 제작, 관리, 배포에 관련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도의 국외 반출이 안 되기 때문에 한국GM은 생성된 데이터를 국내에 직접 서버를 만들어 저장하고, 고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입니다.
한국GM이 구축한 정밀 지도는 국내 2만3000km 이상의 도로를 커버합니다. 여기에는 모든 고속도로와 정부에서 정의하는 모든 간선도로가 포함됐습니다. 제주도 공항에서 서귀포로 이동하는 구간도 슈퍼 크루즈 작동 구간에 포함됐습니다. 미국 도로에 없는 버스전용차선 정보와 한국도로공사가 진행하는 공사 구간 정보도 반영해 한국 도로 사정에 맞게 정확하고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동 방법은 간단합니다. 운전을 시작하기 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버튼과 슈퍼 크루즈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슈퍼 크루즈 가용 도로에 진입하면 ACC 버튼에서 속도를 설정합니다. 그러면 스티어링 휠의 녹색 바가 점등되고 핸즈프리 운행이 가능해집니다.
운전자는 운전대에 손을 잡지 않고도 차량을 주행할 수 있으며, 차선 변경 시에도 방향 지시등만 켜면 차량이 옆 공간을 감지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합니다. 앞 차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추월 차선으로 이동한 뒤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하 부문장은 “다른 제작사들은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리는 것을 감지하는 방식이지만, GM은 드라이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시선을 감지함으로써 진정한 핸즈프리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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