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 빠진 애플, 시리 개선으로 추격 준비…‘1년 골든타임’
챗GPT와 유사한 앱으로 개편 나서
AI 강화한 갤럭시 호응…"변화 필요"
2025-09-29 13:07:56 2025-09-29 14:59:1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아이폰17의 하드웨어 성능을 개선했음에도 정작 인공지능(AI)의 부재로 비판받았던 애플이 자체 음성 비서인 ‘시리’(Siri)의 대대적 개편을 준비하고 나섰습니다. 경쟁사들이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함으로써 호의적인 반응을 이끈 만큼, 올해 AI 분야에선 부진했던 애플도 내년 신제품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19일 고객들이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17 시리즈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애플이 최근 내년 3월 공개 예정인 시리의 대대적 개편을 앞두고, 이를 시험하기 위해 챗GPT와 유사한 형태의 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애플 AI 부서는 내부 코드명 ‘베리타스’(Veritas) 프로그램을 통해 시리의 새로운 기능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내 전용으로만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챗봇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메일과 같은 개인 데이터 검색, 사진 편집 등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대화 주제 관리, 이전 대화 저장 및 참조, 질의에 후속 대응 등의 기능도 담겼습니다. 
 
애플에 따르면 이 앱은 향후 담길 시리의 기술을 시제품 형태로 구현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시리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처럼 애플이 시리의 성능 개선에 집중하는 이유는 AI 기능 부재 때문입니다. 최근 아이폰17은 기본 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동결하는 등의 전략으로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AI가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AI 성능 개선에 나선 애플은, 개발 난항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로 예정됐던 새로운 시리의 공개도 내년 3월로 미뤘습니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군이 ‘갤럭시 AI’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갤럭시 워치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AI 경험을 제공하고, AI 탑재 제품을 늘려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전까지 연 2회(1~2월, 7~8월) 신제품을 내던 것과 달리, 올해는 격월 꼴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품을 자주 노출시켜 AI 기능을 고객에게 적응시키고,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기 위함입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경험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이펙트(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커지는 현상)가 발생하는데, 삼성은 그에 따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경쟁에서 뒤처진 아이폰에 큰 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는 곱게 넘어간다 해도 내년에도 유사한 사태가 이어진다면, 애플에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1년을 골든 타임으로 여기고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내년에도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에 그친다면 소비자들은 감흥을 못 느끼고,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전망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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