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정조준…'할랄 벽' 넘는 K-푸드
SPC·라면 3사 등 굵직한 기업 모두 할랄 인증 '기본'
2800조원 할랄 식품 시장 현지화 전략 강드라이브
2025-09-25 14:52:59 2025-09-25 17:52:19
 
(사진=chatGPT)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K-푸드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무슬림 인구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표식인 '할랄'(HALAL) 인증을 받고 현지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고 현지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젤리 시장이 2020년(96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40억원까지 확장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롯데웰푸드 카자흐스탄 법인은 이슬람교도인이 46%에 이르는 현지 사정에 맞춰 할랄 인증을 받게 됐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할릴 식품 시장은 규모는 약 2조달러에 이릅니다. 한화로는 2800조원이 넘는 수준입니다. 전 세계가 매달리고 있는 AI(인공지능) 개발 시장에 투자되는 자금이 매년 2조달러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에 멈추지 않고 할랄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5%씩 성장해 2037년에는 매출 9조6700억달러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할랄 시장 소비자인 무슬림 인구도 전 세계 인구의 약 24%(약 20억명)에 달하며,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할랄 인증으로 무슬림 인구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이유입니다. 
 
국내 최대 제빵업체인 SPC는 올해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누사자야 테크파크에 공장을 준공하고 할랄 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올해 2월 '파리바게뜨 조호르 생산센터' 준공식에서 허영인 회장은 "조호르 생산센터를 교두보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포함한 20억 할랄 고객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맛을 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푸드 열풍의 가장 큰 수혜자인 라면 업계들은 일찌감치 할랄 식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농심은 대표 상품인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총 46개 상품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았습니다. 오뚜기는 지난해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와 중동까지 수출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불닭' 신드롬을 일으켰던 삼양식품은 수출이 본격화된 2016년부터 할랄 인증을 바탕으로 동남아 지역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B2B업체도 글로벌 할랄 시장의 성장에 맞춰 고객사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조미식품을 만드는 아산 사업장에 할랄 전용 분말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증청(BPJPH)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특히 동남아 같은 경우 인구 연령이 낮은 편이라 젊은 소비층이 앞으로도 K-푸드에 대한 꾸준한 니즈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중동은 아직 동남아보단 수요가 낮지만, K-문화가 유행한 이후 수출 비중에 늘어나는 등 앞으로 할랄 시장은 국내 식품업계의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