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억 성과급’에…재계 ‘속앓이’
삼성 노조, 이재용에게 ‘성과급 개선’ 공문
SK하닉 언급 “삼성 성과급 투명하지 않아”
협상 난항에 ‘추투’ 전운…재계 ‘전전긍긍’
2025-09-02 15:43:42 2025-09-02 15:50:0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역대급 실적 행진을 기록 중인 SK하이닉스의 노사가 임금교섭에 나선 지 3개월 만에 1인당 1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되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자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성과를 구성원들에 높은 보상으로 돌려준 선례지만 이 같은 기준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그룹 노조가 이번 사례를 빗대어 성과급 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요구하는 등 재계 임금협상의 새로운 불씨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이에 노사 간 임금협상 이견으로 추투’(추계 투쟁) 전운마저 고조되는 상황에서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재계의 속앓이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은 이날 이재용 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에 공문을 보내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에서 최근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잠정 합의를 언급하며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EVA 방식 기준은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성과급 제도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영업이익이 높다 하더라도 특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성과급은 0원이 될 수 있으며 상한선까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연간 영업이익에서 EVA를 기준으로 반영해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EVA의 수치는 그동안 임직원들에 공개되지 않아 해당 방식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지난해 7월 창사 이래 첫 총파업에 나선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EVA로 지급하는 OPI 기준 개선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임금 협상에 대한 영향을 주의 깊게 관측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SK하이닉스 수준의 기준을 따라가기 어려운데다, 현재 임금 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추투전운 마저 감도는 상황으로 불똥이 옮겨붙을까 염려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에는 사측이 처음으로 기본급 87000원 인상, 성과급·격려급 350%+1000만원, 주식 10주 등의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거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회사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9월부터 연장근로와 특근을 하지 않고,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파업 여부도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노조는 올해 141300원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역시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큰 견해 차를 보이며 파업 위기에 접어든 형국입니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7.7% 인상 등을 요구하며 회사 측이 제시한 74000원 인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노조 역시 창사 57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1인당 1억원 규모의 성과급 잠정 합의는 업계 전반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러한 수준의 보상이 다른 기업들의 임금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쳐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동종 업계를 비롯해 이번 성과급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이 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노사가 모두 납득할 만한 투명한 성과급 체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 노사는 전날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선 폐지와 매년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PS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토대로 내년 초 PS부터 새로운 성과급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등을 고려하면 전체 구성원 1인당 1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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