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충식, 양평 독일마을도 관여?…수첩서 수차례 언급
2015년도부터 2023년도 수첩서 '독일마을' 메모 다수 발견
양평 공흥지구 의혹 이어 부동산 개발 네트워크 의혹 확산
2025-09-02 17:00:34 2025-09-02 17:21:16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김충식씨의 수첩엔 양평 독일마을에 관한 메모들이 수차례 등장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충식씨는 김건희씨 모친 최은순씨의 동업자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독일마을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16만7338㎡(5만600평) 땅에 250세대의 주택단지를 짓고 상가·박물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해당 사업은 2015년부터 공론화됐지만, 여러 번 무산될 위기를 겪다가 2023년 재추진이 결정됐습니다. 공교롭게도 김충식씨 수첩에서 양평 독일마을에 관한 메모가 나오는 건 2015년도부터 2023년도 수첩까지입니다. 김건희, 최씨, 김충식씨가 양평 공흥지구만 아니라 독일마을 사업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겁니다. 

2015년도~2023년도 '김충식 수첩'서 등장한 '독일마을'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김충식씨의 2015년도 수첩의 8월 일정표를 보면 "8월24일 18시20분 이○○ 서기주사님", "양평독일타운㈜ 허가신청 고시하고", "자격기준 검사기준, 도시개발법에 시행자 지정받고 도에서 고시, 법적절차에 의해서 허가가 나갔다. 토목·건축 미자격, 신청서류 확인" 등이 적혀 있습니다. 
 
김충식씨의 2015년도 8월 수첩에 양평 독일타운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제공=열린공감TV)
 
10월 일정표엔 "20억원 긴급자금(토지) H금융, 2012년 5월21일 협약, 80억원(H은행) 233가구 319세대" 등의 내용이 기록됐습니다. 11월 일정표엔 "김모 한독협회장, 한독협회~자매결연 '송파'"라는 기록도 있습니다. 
 
김충식씨의 2015년도 10월 수첩에 양평 독일마을과 관련해 '20억원 긴급자금(토지) H금융'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사진제공=열린공감TV)
 
2016년도 수첩 7월14일자엔 "독일타운 13시", 2023년도 수첩 3월30일자엔 "독일 건 오전"이라고 적혔습니다. 이 수첩들은 탐사보도 채널 '열린공감TV'가 6월 김충식씨 소유의 창고 앞에서 확보한 자료 중 일부입니다. 
 
우여곡절 겪은 독일마을 사업…김충식과는 어떤 관련?
 
양평 독일마을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2012년 구상된 이 사업은 2016년 7월 경기도로부터 실시계획 승인도 받았지만, 시행사였던 양평독일타운㈜가 재정난에 빠집니다. 양평군은 결국 2017년 독일마을이 들어설 군유지 약 16만7000㎡의 소유권을 52억원에 양평독일타운㈜로 이전했습니다. 그러나 양평독일타운㈜가 자본 부족을 견디지 못해 신탁회사 관리 상태에 놓이게 되자 2021년 새로운 민간 시행사인 양평독일문화마을㈜가 공매를 통해 약 68억원에 해당 부지를 인수했습니다. 새 시행사는 2023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서 자금을 확보하고, 2025년 말 독일마을 완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 상태입니다. 
 
그런데 김충식씨 수첩에 등장하는 메모들은 독일마을의 주요 고비와 겹칩니다. 우선 2015년도 수첩의 8월 일정표에 등장하는 '이○○ 서기주사님'은 당시 양평군청 소속 공무원으로, 독일마을 사업의 담당자였습니다. 
 
아울러 2025년도 수첩 10월 일정표에 적힌 "20억원 긴급자금(토지) H금융, 80억원(H은행) 233가구 319세대" 등은 당시 시행사가 독일마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어떻게 자금을 모았는지 적어놓은 걸로 추정됩니다. 
  
2015년도 수첩 11월 일정표에 있는 "김모 한독협회장, 한독협회~자매결연 '송파'"라는 문구에 등장하는 송파는 서울 송파구를 가리키는 단어로 보입니다. 송파는 김충식씨가 거주하며 사업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김충식씨의 2016년도 수첩 7월14일자에 "독일타운 13시"라고 적힌 부분이 주목됩니다. 경기도가 독일마을 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한 날짜가 바로 그해 7월20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2023년도 수첩 3월30일자 "독일 건 오전" 메모는 독일마을 시행사 변경 승인(2023년 12월) 직전 시기와 맞물립니다. 더구나 2023년도 수첩 3월30일자에 "독일 건 오전"이라는 메모가 등장하는 건 독일마을 시행사(양평독일문화마을㈜)가 PF를 받을 무렵까지 김씨가 이 사업에 관한 일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지난 8월23일 김충식씨의 창고에서 확보한 '양평독일타운 사업검토 보고서'.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가 지난 8월23일 김충식씨 창고를 방문해 확보한 자료에서도 그가 독일마을 사업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됩니다. 해당 자료는 '양평독일타운 사업검토서'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100여쪽에 달합니다. 2017년쯤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작성 주체는 ㈜바로산업으로 확인됩니다. 
 
바로산업은 김충식씨가 소유한 명인동산과 수차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협력한 흔적이 발견되는 곳입니다. 이 업체는 2017~2019년 명인동산과 광주광역시, 경기도 광주시 내 개발사업 등에 동참했습니다. 
 
이런 의혹과 관련해 현재 양평 독일마을 사업을 추진하는 양평독일마을㈜ 관계자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김충식이라는 사람은 모른다. 때문에 도움을 받을 일도 없다"고 했습니다. 
 
양평군청 측도 "김충식씨 수첩에 등장하는 이름(이○○ 서기주사님)이 당시 독일마을 사업을 담당한 것은 맞지만, 현재는 양평군청에 근무하고 있지 않다. 관련한 내용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김충식씨의 반론과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휴대전화의 전원이 꺼져 있어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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