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금융감독원의 존재감이 부쩍 커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융위원장이 사실상 공백 상태인 가운데 금감원장의 행보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라 공식적 권한 행사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찬진 금감원장은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연이어 주재하고,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 CEO들과도 간담회를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독 범위를 전 업권으로 넓히는 모습입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선 MBK파트너스에 제재 절차에 본격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내정자 청문회에서도 이찬진 원장의 행보에 대한 질의가 많았습니다.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CEO 간담회를 주재하는데 금융위원장도 그렇게 한 적 있는가", "금감원장이 금융위원장 일을 대신하는 것이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의원들이 세간의 말을 빌리긴 했지만 금융위원장을 '바지사장', '허수아비'로 보인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감원장이 전면에 나서는 풍경은 낯설지 않습니다. 지난 윤석열정부 때에도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실세 원장’으로 불렸지요. 당시 금융위원장은 주요 정책 현안에서 '패싱 논란'에 휘말렸고, 감독당국 간 힘의 불균형이 표면화된 바 있습니다.
이재명정부에서 초대 금감원장을 맡은 이 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과는 함께 사법연수원을 거쳤습니다. 이 대통령의 각종 재판을 변호하기도 한 이력도 있어 단순한 동기를 넘은 사이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재연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