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달
SK텔레콤(017670)이 유심 해킹에 따른 고객 감사 패키지를 발표한 이후 요금 할인과 멤버십 혜택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최소 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데요. 과거 역대 해킹 사태 보상안들과 비교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인기 브랜드에 50%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T멤버십 고객 감사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스타벅스 톨사이즈 카페 아메리카노 음료 무료 쿠폰을 제공했고, 이번주부터 오는 20일까지는 파리바게뜨 50% 할인 쿠폰을 제공합니다. 추후에는 도미노피자 할인 쿠폰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각 제휴처 별 1회씩 한 달에 총 3회 릴레이로 혜택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8월 T멤버십 고객감사제. (사진=T멤버십)
이달 SK텔레콤과 SK텔레콤 망을 쓰는 알뜰폰 고객 통신 요금 할인도 진행됩니다. 할인율은 50%입니다. 연말까지 SK텔레콤 전 고객에게는 매월 데이터 50GB도 지원합니다. 고객이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사이버 위협 고도화로 해킹이 지속되는 가운데 역대 해킹 보상안 중 파격적인 수준이란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는데요.
2023년
LG유플러스(032640)가 해킹 공격을 받아 2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당시 회사는 보상안으로 스팸차단알리미를 모든 무선 고객에게 무료로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료 서비스인 스팸차단알리미는 월 550원에 이용이 가능한 부가 서비스였는데요. 당시 무선 가입자가 1100만명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60억원 수준의 보상이 진행됐습니다.
KT(030200)는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었습니다. 당시 870만명 120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지만 별도 보상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2012년 사고 당시 송정희 KT 최고정보책임자(CIO) 부사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자체는 피해 보상의 범위가 아니고, 정보 유출로 인해 다른 피해가 생겨야 피해로 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SK텔레콤 T타워. (사진=뉴스토마토)
해외에서도 고객 정보 해킹 이후 통신사의 보상 수준은 높지 않았습니다. 2021년 미국 T모바일이 이름, 생년월일, 운전면허 번호 등 약 7600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이후 3억5000만달러(약 4590억원)를 지급했는데요. 1인당 4.5달러(약 6000원) 수준입니다. 이는 고객 집단소송 진행 과정에서 합의 배상금으로 지급에 따른 결과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는 미국에서 사전 조정에 나선 것으로 자발적 보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킹을 당하고도 인지를 못하거나 일부러 신고도 안 한 케이스가 많았는데 SK텔레콤은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규모 보상안을 발표했다"며 "많은 고객들이 초기 대응에 실망했지만 이탈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건 SK텔레콤의 후속 조치에서 어느 정도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