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한도 상향 임박…저축은행, 고금리로 고객 유치 총력
2025-08-13 16:35:10 2025-08-13 16:51:32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형 저축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상품을 중심으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시중은행 대비 수신금리 1%p 높아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는 2.99%로 집계됐습니다. 과거 고금리 시기에 3~4%대를 유지했던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지난 5월 2.96%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 예금금리는 2.05~2.6%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변동에 연동되지만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오히려 역주행하면서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저축은행 정기예금(비대면) 3.30% △조은저축은행 정기예금(서울본점) 3.30% △청주저축은행 정기예금(본점) 3.29% △JT저축은행 e-정기예금 3.26% △동양저축은행 정기예금(비대면) 3.26% △오투저축은행 E-정기예금 3.26% 등으로 시중은행 대비 1%p가량 높은 수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임에도 예금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내달 1일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되기 때문입니다.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저축은행의 안정성이 강화되고, 안정적인 고금리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유입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금융기관에 자금을 분산 예치했던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을 집중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저축은행들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앞서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를 확대하며 선제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빠져나가던 저축은행의 수신액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 예금은 주요 조달처입니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금금리를 낮추자 지난 4월까지 저축은행 수신액은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5월부터 금리를 다시 올리면서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98조5315억원으로 전월 대비 1374억원 증가했습니다. 한때 120조원을 넘었던 수신 잔액은 지난해 11월부터 4월까지 6개월 연속 줄었으나 5월부터 다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예금 만기에 맞춰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금리를 올려 수신액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맞춰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예금 경쟁이 시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소형사 위주 출혈 경쟁 우려
 
현재 고금리를 제시하는 곳은 주로 대형 저축은행보단 중소형 저축은행입니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형사에 비해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금 이동 과정에서 대형 저축은행으로 예금이 쏠리는 양극화 우려도 제기되면서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상황입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총자산 1조원 이상인 30개사의 예수금 점유율은 2025년 3월말 기준 84%에 달하며, 이 중 총자산 5조원 이상인 5개사 점유율만 해도 30%에 이릅니다. 예수금이 대형사에 집중된 상황에서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되면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다만 예금금리를 서로 올리는 출혈 경쟁 구조가 중소형 저축은행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예금금리는 저축은행 입장에서 비용이기 때문에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중소형 저축은행에서 대형 저축은행으로 자금 편중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형 저축은행이 예금 이탈 방지를 위해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구조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할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동산대출 등 고위험, 고수익 여신을 운용하면서 경영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서 유의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비해 예금금리를 높여 소비자를 유치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한 저축은행 간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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