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의존 줄이는 보험사…'N잡 설계사'가 대세
2026-01-14 13:46:39 2026-01-14 14:53:43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반인을 보험설계사로 영입하는 'N잡 설계사'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설계사 확충을 통해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인데요. 설계사 전문성 확보를 위한 불완전판매 예방 교육과 계약 이후 장기적인 고객 관리 체계 구축은 과제입니다. 
 
보험업계 1위도 N잡 설계사 모시기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는 이달 본업을 유지하면서 보험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N잡러 전용 설계사 조직 'N잡크루'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N잡크루는 시간과 장소, 영업 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개인의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규 설계사 조직입니다.
 
설계사 시험 준비를 위한 교육 신청과 강의 수강부터 삼성화재 설계사 등록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운영합니다. 오프라인 응시가 필수인 손해보험협회 자격시험을 제외한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간소화해 접근성을 대폭 높였습니다. 비대면 교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담 멘토를 배정해 밀착 지원하고 설계사 자격시험 응시료도 회사가 지원합니다.
 
삼성화재 설계사로 등록한 N잡크루는 교육 플랫폼 'MOVE'를 통해 전속 설계사들과 동일하게 영업 활동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받습니다. 보험계약 체결 시 실적에 따라 즉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활동량에 대한 부담 없이 원하는 수준에서 설계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삼성화재는 기존에 오프라인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해온 부업 설계사 조직 '프로슈머'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새로운 근무 형태와 직업 트렌드를 반영한 설계사 조직"이라며 "교육과 시스템, 운영 전반에 걸쳐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습니다.
 
N잡 설계사 조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롯데손해보험(000400)은 2023년 12월 모바일 영업 지원 플랫폼 '원더'를 선보이며 '스마트플래너'라는 이름으로 N잡 설계사 육성에 처음 나섰습니다. 2024년에만 원더를 통해 위촉된 순수 N잡 설계사는 3615명에 달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5645명까지 늘었습니다.
 
메리츠화재는 2024년 3월 비대면 영업 플랫폼 '메리츠 파트너스'를 통해 N잡 설계사 모집에 동참했습니다. 도입 첫해인 2024년 말 4200명이었던 N잡 설계사는 지난해 말 기준 1만2000명으로 전체 전속 설계사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보험사들이 N잡 설계사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GA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GA 채널의 영향력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GA 설계사 수는 30만12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6225명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속 설계사는 20만8329명으로 집계돼, GA 설계사 수가 전속 설계사보다 약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잡 설계사는 전속 설계사와 동일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보험설계사로 등록됩니다. 기존 보험설계사가 아닌 일반 직장인이 설계사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신규 고객과 접점을 크게 넓힐 수 있습니다. 보험설계 업무와 다른 직업을 병행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특히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N잡 설계사 확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손해보험 상품은 생명보험 상품에 비해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보장 내용이 직관적이어서 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경우에도 설계가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부 보험사 직원이 자사 전속 설계사로 등록해 직접 보험설계에 나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N잡 설계사가 생각보다 쉽고 인기가 많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보험사 본사에 다니는 직원들이 N잡 설계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보험사들은 GA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전속 설계사를 늘리고 싶어한다"며 "이 같은 해법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불완전판매 우려
 
N잡 설계사 조직이 확대되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설계사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관리·통제가 어려워지고, 민원 증가로 이어질 경우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계약 이후 고객이 장기적으로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지만, N잡 설계사는 본업을 병행하는 구조인 만큼 민원 처리나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N잡 설계사 조직을 운영하는 보험사들은 온라인 교육 체계를 고도화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설계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담 멘토를 배정하는 등 고객관리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보험협회가 주관하는 자격시험을 일반 설계사와 동일하게 거치는 만큼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일반 보험설계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N잡 설계사를 운영하는 보험사도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일반 보험설계사와 불완전판매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간판. (사진=각 사)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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