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견그룹 매출 18%가 ‘내부거래’…1위는 ‘넥센’

넥센, 내부거래 비중 52.1%로 가장 높아특수관계인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30대 중견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2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넥센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내부거래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현대·동화그룹처럼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주요 대기업 본사가 자리한 서울 도심 마천루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5조원 미만 상위 30대 중견 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348개 계열사의 매출 총액 82조2933억원 가운데 18.3%(15조220억원)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넥센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넥센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2조7226억원 중 절반이 넘는 1조4178억원(52.1%)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 나왔습니다. 

 

넥센에 이어 패션 그룹인 F&F도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F&F는 전체 매출액 1조7463억원 중 40.4%에 해당하는 7048억원이 내부거래였습니다. 자동차 부품 그룹인 PHC의 내부거래액도 전체 매출액 2조9769억원 중 30.2%(8997억원)에 달했습니다. 

 

식음료 대표 기업인 SPC그룹과 오뚜기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29.3%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SPC는 7조8613억원의 매출 중 2조3018억원, 오뚜기는 5조3138억원의 매출 중 1조5546억원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였습니다. 이 밖에도 무림(28.4%), 이지홀딩스(28.3%), 풍산(27.1%), SD바이오센서(25.1%), 고려제강(20.3%) 등의 내부거래 비중이 20%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법이 정한 ‘사익 편취 규제’ 기준을 참고해 총수 일가(동일인 및 그 친족)가 20% 이상 지분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와 그 계열사가 지분 50%를 초과 소유한 자회사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으로 정의하고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내부거래 평균 비중은 22.3%로 그렇지 않은 기업 평균치인 14.0%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현대그룹과 동화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매출액의 100%를 내부거래로 올렸습니다. 현대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네트워크의 경우는 지난해 매출액 15억원 전액을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올렸습니다. 총수 3세 지분이 50%에 달하는 동화그룹의 그린글로벌코리아 역시 매출액 24억원 전부가 내부거래 였습니다. 

 

콜마그룹도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 소유 계열사 및 해당 계열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2곳의 내부거래 비중이 86.4%에 달했습니다. 이어 풍산(4곳·58.2%), 넥센(5곳·53.3%), F&F(3곳·40.4%), 동서(2곳·37.4%), 오리온(3곳·35.5%), SD바이오센서(3곳·31.4%), 오뚜기(13곳·30.6%) 순으로 그룹 내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또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은 기업 중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곳도 27곳이나 됐습니다. 이 중 SPC그룹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오뚜기가 3곳, 한일홀딩스·오리온이 각각 2곳으로 조사됐습니다. 

 

배덕훈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