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vs 수율…삼성-인텔, 파운드리 희비 갈랐다
삼성, 1.4나노 연기…2나노 내실 다지기
인텔, 1.8나노 도전…고객 수주는 ‘잠잠’
2025-08-11 16:00:41 2025-08-11 17:37:59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테슬라,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기사회생에 성공한 반면, 인텔은 안팎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최고경영자(CEO)의 사퇴를 종용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18A(1.8나노)도 저조한 수율을 기록하면서, 14A(1.4나노) 대신 내실을 선택한 삼성 파운드리와의 격차도 벌어지는 양상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인텔은 극도의 혼란기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취임한 립부 탄 CEO는 친중 연계 의혹으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고, 2분기 실적에서 29억달러(약 4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성적도 저조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독일·폴란드 파운드리 건설 계획을 취소하는 한편 연말까지 2만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추가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이 2분기 실적에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텔의 1.8나노 공정 수율은 10%대에 그쳤습니다. 업계에서 제품 생산·판매로 수익을 내기 위한 기준이 60~70%임을 감안했을 때 10%대 수율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의 수주를 따냈다고 밝혔지만, 29억달러의 순손실을 내면서, 결국 의미 있는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뒤지면서 신공정 도입이라는 로드맵을 구상했습니다. 파운드리에 재진출한 당시에는 3나노 공정을 건너뛰고 2나노 공정에 돌입하겠다고 했으며, 지난 4월에는 하반기부터 1.8나노 공정의 반도체 본격 양산, 내년 말엽부터 1.4나노 공정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1.4나노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가 각각 2027·2028년 개시를 예고한 최첨단 공정으로, 이를 앞지르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애플과 테슬라를 연달아 수주한 삼성전자와 대비됩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2027년으로 예정됐던 1.4나노 계획을 2029년까지 대폭 연기하고 2나노 공정 수율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 30%대에 머물렀던 수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40~50%까지 향상됐습니다. 나아가 60%대에까지 근접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수율 상승이 빅테크 기업 수주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사의 전략적 행보의 차이가 현재의 결과를 가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2나노를 길게 가져가겠다’고 로드맵을 수정해 2나노 공정이 필요한 고객을 유치하는 중”이라며 “인텔의 경우 2나노를 건너뛰겠다느니 1.8나노로 앞서가겠다느니 하며 로드맵이 변경되는데, 오히려 난항을 겪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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