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가 31일 국내 첫 스테이블코인 시연회를 열고 지역화폐 2.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이사는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시연회를 열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분야를 볼 때 지역화폐가 최적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이사가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국내 첫 스테이블코인 시연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기존 결제 플랫폼으로 편의성↑
코나아이는 기존 DID(디지털 ID·보안칩 솔루션)와 결제·블록체인 사업을 활용해 국내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선점하려 합니다.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노른자를 지역화폐로 보고 지자체 기반 플랫폼을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코나아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로 KONAKRW를 출원했습니다.
코나아이의 스테이블코인은 지역화폐 앱에서 만들어집니다. 지역화폐 앱 안에 연결된 은행 계좌에서 원하는 금액만큼 입력하면 즉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됩니다.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는 누구나 추적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는 지자체이고 코나아이가 발행을 대행합니다.
코나아이는 이렇게 만든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기존 지역화폐는 소비자→사업자→정산→폐기되는 일방향 구조인데요. 코나아이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받은 스테이블코인을 다시 지역 내 다른 사업자에게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있는 P2P(개인 간) 직접 전달 구조를 세울 계획입니다.
이 구조는 3단계로 작동합니다. 우선 스테이블코인 충전을 위해 예치된 법정화폐 준비자산을 부동산·SOC·국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냅니다. 지역 내 스테이블코인 소비 증가에 따른 지방세수 증대분 일부를 추가 재원으로 확보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창출된 수익은 스테이블코인 보유량과 사용 빈도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인센티브로 환원해 재소비를 촉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결제와 보유로 실물경제 수익을 실시간 환원 받습니다. 소상공인은 매출 증대와 함께 디지털 전환 인센티브와 금융 혜택을 받습니다. 지자체는 세수 증대와 지역 활성화, 투명한 정책 데이터 확보 효과를 얻음으로써 상생 구조가 완성된다는 게 코나아이의 구상입니다.
조 대표는 "지역화폐는 이미 캐시백 6%를 주는데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순간 코인 가치가 6% 올라가 있는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으므로 노력한만큼 수수료를 가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 모델이 파생될 거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이 구상을 뒷받침하는 건 결제의 편의성입니다. 코나아이는 자사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으로 QR과 기존 카드 결제 동시 지원을 내세웁니다. 상인이 지갑에서 거래 내역을 눌러 취소하는 식으로 환불도 가능합니다. 코나아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전용 블록 익스플로러 '코나스캔'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즉시 상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나아이는 지자체 개발에 따른 이익을 시행사와 건설사만 얻고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 문제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공정 분배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 대표는 "지역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참여자로 지자체와 운영사, 시민의 공공·민간 협력 구조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역화폐 앱에 연결된 은행 계좌에서 10만원어치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모습. (사진=이범종 기자)
법과 지자체 이해·설득 과제
관건은 법과 제도입니다. 조 대표는 "아직까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에 관한 법률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명확한 법적 정의와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관계 부처 간 불명확한 역할 분담 △지방정부 정책 담당자의 이해 부족과 조례 정비 △지역 주민들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해와 설득 등도 상용화를 위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조 대표는 "관심 있는 여러 지자체에서 연락이 와서 설명할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며 "디지털 자산 기본법에 저희 회사 의견도 내서 법과 제도가 빨리 완성되도록 적극 도와드릴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시연회는 기업설명회와 함께 진행됐습니다. 코나아이는 2025년 2분기 매출 672억원에 영업이익 17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와 27% 증가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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