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국내 전력기기 ‘빅3(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효성중공업)’의 수주잔고가 지난 1분기(약 22조7000억원) 대비 1조원 정도(약 23조668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전력기기 빅3 2분기 말 수주잔고 현황.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2분기 말 수주잔고는 65억5000만달러(약 9조685억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6.4% 증가한 금액입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24.7% 높은 규모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분기에만 9억9600만달러(약 1조3743억원)어치의 주문을 받았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기기 인프라 수요 확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흐름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했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전략적 수주와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통해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S일렉트릭은 2분기 수주잔고는 3조9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와 동일합니다. 다만, 이는 사상 최고 실적을 썼던 지난해 말 기준보다 5000억원 많은 일감을 쌓아놓은 규모입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아시아 중동 등 신규 시장 공략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 기조를 공고히 해 실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하는 국내외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프로젝트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모습. (사진=효성)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은 2분기에만 2조197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해 수주잔고는 10조7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분기 대비 2.9% 상승한 규모이며, 전년보다는 62% 크게 뛰었습니다.
이들의 수주잔고가 계속 넉넉한 이유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속도를 내면서, 변압기와 배전기기 등 전력기기가 대거 교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122억달러(약 17조원) 수준이던 북미 변압기 시장은 10년간 7.7%씩 매년 성장해 2034년 257억달러(약 35조6700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력기기 3사의 2분기 실적 역시 순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특히 효성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1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9% 급증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91억원, LS일렉트릭은 108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0.4%, 0.9% 소폭 감소했지만, 견고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AI 산업 성장, 재생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기기 교체 등에 따라 북미와 유럽,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높은 수요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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