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후폭풍…현대차, 2분기 영업익 급감
영업익 3.6조…전년비 15.8%↓
“3분기는 관세 영향 더 클 듯”
일 자동차 관세 15%로 떨어져
한 25% 유지 땐 가격경쟁력↓
2025-07-24 16:04:08 2025-07-25 11:48:24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 반영되면서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15% 넘게 급감했습니다. 여기에 일본과는 관세 협상을 타결한 미국이 한국과의 협상 일정을 미루면서, 하반기 현대차의 수익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관세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의 가격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어든 3조601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집계돼 지난해 2분기 9.5%에서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48조2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관세에 따른 인상을 우려한 미 소비자들의 선수요로 늘었지만, 인센티브 증가 및 판매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률은 떨어졌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량 증대로 외형적 성장이 가능했지만, 미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고,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인센티브 및 판매 비용 증가 등의 원인으로 손익이 둔화됐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2분기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6만2305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엔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현대차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였던 가격경쟁력이 일본과의 관세 격차로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3일 미·일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기존 25%에서 12.5%(기존 관세 2.5% 포함 시 15%)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선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 중형 세단 시장을 보면, 쏘나타의 판매 가격은 2만6900달러(약 3697만4050원·기본트림 기준)로 경쟁 중인 도요타 캠리(2만8400달러)·혼다 어코드(2만9390달러)와 비교해 약 5.3%~8.5% 저렴합니다. 그런데 미일 관세 협상 타결로 일본 차 관세가 한국차와 똑같은 25%에서 15%로 떨어진 관세를 그대로 가격에 반영할 경우 충남 아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쏘나타는 오히려 비싼 차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악재가 겹쳤습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간 2+2 통상 협의가 미국 측 요청으로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상호관세 발효 전까지 타결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당초 이 협의는 관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마지막 협상 창구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일정 지연은 현대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변화가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2분기에만 약 8282억원 규모의 관세 관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회사 측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8282억원의 마이너스 관세 영향이 있었지만, 아직 풀 쿼터(전 분기)로 영향 받지 않았다”며 “3분기에는 이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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