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빼고 ‘흑자’…LG엔솔,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성공
보조금 뺀 영업익 14억…‘어닝 서프라이즈’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ESS’ 사업 확대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공급 계약도 뒷받침
“운영 효율에 힘써 더 큰 도약 기회 만들 것”
2025-07-18 15:58:35 2025-07-18 16:14:5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과거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던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 속에서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만 집중했던 단일 사업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추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처 확보 등 다각적인 전략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전경.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매출액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출액은 9.7%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52% 급증한 수치입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제공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AMPC 금액은 역대 최대인 약 4908억원입니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도 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2023년 4분기(881억원) 이후 6개 분기 만에 보조금 없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흑자 실적은 여러 구조적 변화의 결과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성장세 둔화를 보이자, ESS 사업을 적극 확대한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2분기부터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조기 양산하기 시작했고, 애리조나 신공장도 ESS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미국 현지에 ESS 전용 양산라인을 보유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ESS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LG에너지솔루에 직·간접적 수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ESS 배터리는 최대 156%에 달하는 고율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현지 생산능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이 시기를 펀더멘털한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에 힘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셀투팩(Cell To Pack) 컨셉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플랫폼을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공급계약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미 확정된 테슬라 배터리 공급을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중국 체리자동차와의 계약 체결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입니다. 
 
LG에너지솔루은 올 하반기 테슬라에 본격적인 배터리 공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테슬라는 그간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에 주로 의존해왔지만,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했습니다. 특히 테슬라의 미국 내 생산 확대 계획과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생산 능력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GM과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양사는 기존 얼티엄 셀즈 합작법인을 통한 협력을 넘어 LFP 배터리 양상에 나설 계획을 세웠습니다. 올해 말 라인 전환 작업을 시작해 2027년말부터 LFP 배터리를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시장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신흥 완성차 업체인 체리차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체리차는 최근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업체로,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에게 중요한 성장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업계에서 전기차 캐즘을 겪어 어쩔 수 없이 ESS로 눈을 돌린 것이다”며 “배터리 업계의 최종 수익 분야는 전기차인 만큼, 공급 계약 따내기가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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