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MG손해보험 부실 경영 책임자로 김동주 전 대표가 지목되는 가운데, 그를 둘러싼 박근혜정부 당시 낙하산 인사 의혹이 재조명됩니다. 이 무렵 박근혜 전 대통령 친인척이 연관된 사모펀드 운용사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우회적 보험사 인수도 논란거리입니다. 각종 편법으로 얼룩졌던 과거가 현재 MG손보 부실의 발단이 됐다는 시각이 제기됩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 내부에서는 김 전 대표를 선임 때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는 MG손보 경영 정상화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2018년 2월 처음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를 통한 내부 낙하산 인사를 거론했습니다.
노조는 "보험업 지식이 전무한 차·부장급 직원들과 경찰 내부에서 징계로 해임된 사람을 임원으로 파견하고, 심지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도 개입해왔다"며 중앙회의 경영 간섭을 비토했습니다. 이듬해(2019년)엔 김 전 대표를 향해 직접 "MG손보 출범 이후 마케팅 전문가라는 미명 하에 고문 직책으로 들어온 낙하산 임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전 대표가 고문으로 MG손보에 발을 들였던 시기 금융권에선 박 전 대통령의 서강대학교 동문 낙하산 인사 등 관치금융이 크게 논란됐습니다. 그간 금융권 이력이 전무했던 김 전 대표도 서강대 동문 끈으로 MG손보에 입사하게 된 게 아니냔 시각이 제기됐습니다.
'서강대 동문' 찬스가 아닌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인맥이 발동한 것이란 얘기도 들렸습니다. MG손보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김상성 전 대표가 재임 시절 누구 하나를 고문 형태로 1년만 했으면 좋겠다 얘기하며 그들도 현 정권에서 도움 받았겠지 싶어 그렇게 하라고 지시하셨다"면서 "고문 1년만 하기로 했던 그 사람이 1년 있다가 뜬금없이 회사 마케팅 본부장이 됐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서강대학교 외교학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스텐포드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고 OB씨그램 마케팅 본부장, GM KOREA 마케팅 부사장, PMP인터네셔널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MG손보와는 2013년 마케팅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연을 쌓다가, 2014년부터 마케팅총괄 전무이사를 맡아 2년간 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2016년 4월부터 대표이사로 임기를 시작해 2019년 연임에 성공, 2020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여기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우회적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금융위원회 개입 의혹이 2018년 국정감사에서 거론돼 MG손보 낙하산 인사에 박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더욱 힘이 실렸습니다.
2018년 10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가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 MG손보를 인수했는데, 새마을금고법 등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MG손보 인수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베즈파트너스의 설립자 박신철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전 대유그룹 회장의 친조카입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새마을금고중앙회-MG손보 외에도 과거 국민은행의 현대증권 주식 고가매입 등 박근혜 전 대통령 '금융농단' 의혹에 공통적으로 거론된 사모펀드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2년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 그린손해보험(현 MG손보)를 우회적으로 소유했습니다. 자베즈파트너스가 그린손보 인수 당시 90% 이상 지분을 가져가는 자베즈제2호유한회사 등 투자합작사에 중앙회가 재무적투자자(LP)로 나서 인수 대금을 지급하면서 실질적인 지배자는 중앙회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MG손보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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