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보수인하 경쟁 재점화…운용사 점유율 경쟁 '치열'
한국투자운용도 ETF 인하 경쟁 가세
키움운용, 고배당 ETF '월중배당' 전환…투자자 유치 총력
삼성·미래에셋 '2강 구도' 속 운용사 간 점유율 쟁탈전 가속
2025-07-16 15:45:24 2025-07-16 15:50:33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보수 인하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습입니다. 그간 보수 인하 경쟁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한국투자신탁운용까지 기존 ETF 5종에 대해 보수를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보수 인하와 함께 월중배당 전략을 새롭게 도입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등 운용사 간 고객 유치전이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입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7일부터 주요 상장지수펀드(ETF) 5종의 보수 인하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ACE KRX금현물, ACE 200, ACE 200TR 등 5개 상품에 대한 보수를 낮출 계획입니다. 
 
한국투자자산운용은 보수 인하 출혈 경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으나 상품 보수를 인하하는 방향을 선택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들이 보수를 대폭 인하하면서 기존 투자자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단행됐다"며 "파격적인 보수로 상호간 경쟁을 유발하지 않으며, 무리 없는 보수 수준을 유지하고, 특히 실물자산인 만큼 운용 관리에 더욱 힘써 상품성 강화에 더욱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키움자산운용도 지난 15일 'KIWOOM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수를 기존 연 0.40%에서 0.19%로 인하하고, 배당 기준일을 월말에서 매월 15일로 앞당긴 '월중배당'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배당 확대 유도 등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 배당 투자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 "이번 총보수 인하와 월중배당 전환은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반영해 투자자 실익을 높이고, 장기적인 배당 중심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다수 운용사들이 ETF 상품에 대해 '글로벌 최저 보수', '연 최저 보수' 등을 내세우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ETF 보수 경쟁은 지난 2월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S&P500 및 나스닥100ETF 총보수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인 0.68bp로 인하한 것을 기점으로 촉발됐습니다. 이에 대응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 및 나스닥100 ETF가 다음 날 총보수를 0.62bp로 인하했고, 이어 같은 달 11일에는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S&P500 및 나스닥100 ETF가 각각 0.47bp와 0.62bp로 보수를 낮추며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이 같은 보수 인하 경쟁은 ETF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6월 말 기준 운용사별 ETF 순자산규모(AUM) 현황을 살펴보면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66조2508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62조6431억원)은 점유율이 각각 38.17%, 36.09%로 접전입니다. 이어 3, 4위권인 케이비자산운용(13조5643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3조1256억원) 역시 7.82%, 7.56%를 나타내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연출 중입니다. 5, 6, 7위권에는 신한자산운용(5조4367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3조6794억원), 한화자산운용(3조3437억원) 등이 각각 3.13%, 2.12% 1.93% 등을 차지하며 경쟁 중입니다. 
 
전문가는 이 같은 보수 인하 경쟁이 경쟁 심화 환경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간에 전개된 ETF 운용보수 인하 경쟁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ETF 시장 고유의 강력한 선점 효과, 해당 상품군의 높은 성장 잠재력, 미국 현지 운용사 상품과의 직접적인 경쟁 구도 심화 등 복합 요인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전략적 선택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보수 인하 경쟁이 특정 상품군에 제한되는 모습이라 당초 우려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권 연구위원은 "국내 ETF 가격 경쟁은 시장대표지수형에 국한되며 전체 운용보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 부분 감소해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15일 ETF상품 보수를 인하한다고 밝혔다(위).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ETF 보수 인하를 내세우며 보수 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