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수위 높이는 미…여한구 "시간 때문에 실리 희생 안할 것"
"선택·결정의 시간…랜딩존 찾기 위한 협상 본격화"
"국내적 합의 도출 중요…농산물도 전략적 판단해야"
2025-07-14 17:37:50 2025-07-14 17:37:50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기자실에 방문해 한미 통상 협상 관련 백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산업부)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시한이 약 3주가량 남은 가운데,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지는 않겠다"는 협상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 4~10일 미국을 방문해 한미 관세 협상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백브리핑을 갖고 "지금부터 본 게임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제 20일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은 우리에게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제는 랜딩존(합의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본격화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은 당초 7월8일이었던 상호관세 협상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재차 유예했습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8월1일 관세는 진짜 부과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미국은 주말 사이에도 동맹국인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기존 세율보다 각각 10%포인트, 5%포인트 오른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상호 관세 25% 그리고 자동차 25%, 철강 50% 등 품목별 관세는 매우 불합리한 대우이며, 철폐 또는 대폭 인하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25%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협상을 이어나가는 경우도 고려하는 모습입니다. 여 본부장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굉장히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여러 원인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도 함께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습니다. 
 
미국 측에 협상 카드로 내세운 제조업 협력 강화도 거론됐습니다. 여 본부장은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은 제로섬(zero sum) 프레임에서 파이를 더 키우는 윈윈(win-win)의 포지지브섬(positive sum)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인 제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협상안은 관세·비관세부터 통상, 안보, 환율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형태로 꾸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 본부장도 "결국 최종 협상은 패키지 딜로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요구하는 무역적자 해소와 '비관세 장벽' 철폐 등 주요 쟁점에서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국내적 합의 도출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국내에서 랜딩존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맨데이트(권한 위임)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주 관계부처, 국회와의 협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고 있는 농산물 수입 규제에 관한 질문에는 "어떤 협상이든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은 협상은 없었다"며 "농산물 부분도 지금은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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