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 코스피 3000 그 후
2025-07-08 16:13:43 2025-07-08 17:01:41
전날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서한과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8일 코스피는 1.8%대 강세로 마감했다. 지난달에는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섰다. 3년 6개월 만의 일이다. 증시 부양을 거론하지 않은 정부가 적지 않았지만,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정부의 주주환원 기대감,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원화 강세까지 만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며, 투자자 예탁금도 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억눌렀던, '주가조작'에 대한 엄벌 의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담은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강조되면서 시장에 강렬한 신호를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 해소를 통한 투자자 신뢰 회복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선결 과제로 상정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부동산처럼 중간 배당으로 생활비를 벌 수 있어야 한다'며 증시 개혁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취임 후 첫 경제 행보로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했다.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통과된 상법 개정안으로 국내 자본시장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가에서는 연내 코스피가 40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증시가 활성화된 것을 두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베노믹스(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와 비교했다.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것과 아베 전 총리가 2013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일본 주식에 투자해달라'고 말한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은 또 상법 개정안 같은 제도 개혁도 아베노믹스와 흡사하다고 전했다. 2013년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225 평균 주가는 57%나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재명정부가 코스피 지수 달성을 위해 추진하는 상법 개정 등 다양한 정책이 단순 증시 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외국인 매수세에 10~20% 추가 상승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가 약속한 5000선을 달성하려면 상법 개정안에서 더 나아간 집중투표제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기적인 증시 부양도 좋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도 고민해야 한다. 코스피 3000 시대를 열었더라도,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장중 3316을 찍고도 5년여간 횡보했던 2021년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외치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도 기업의 성장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보라 증권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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