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국방개혁 과제로 '12·3 불법 내란 계엄으로 인해 상처받은 군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것'을 꼽았습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군심이 흐트러져 있고,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안 후보자는 "2008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을 해왔고, 40여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익혔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우리 군을 참 국방, 진정한 국방,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후보자는 일제강점기와 5·16 군사쿠데타, 12·12 군사반란 등을 언급하며 12·3 불법 계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군 관계자들에 대한 엄중 문책을 예고했습니다.
안 후보자는 "과거에 대한 청산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 반복돼서 일어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12·3 불법 계엄 문제를 척결하지 않고 간단하게 소독약만 뿌리고 덮고 가면 또 다른 아픔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도려낼 부분을 돌려내서 새 살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안 후보자는 "우리 군대가 예전 군대하고 달랐고, 달랐기 때문에 결국은 12·3 내란 계엄이 실패한 것 아니겠냐"며 "신상필벌의 원칙에 의해서 잘한 사람들은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들은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 후보자는 "그 문제는 국회 내란국정조사특별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깊숙이 잘 알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법과 또 여러 가지 대안을 가자고 살펴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장관 취임 직후 곧바로 단행해야 할 군 수뇌부 인사와 관련해서는 "제가 국방위를 오래 해서 전혀 모른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그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군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거기서 최적의 방안을 판단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9·19 군사합의 복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안 후보자는 "전쟁 중에도 대화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상황과 여러 가지 여건 등을 종합해 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어떤 것이 남북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지를 찾아보겠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국방비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요구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국방력 5위의 국가"라며 "국익 관점에서 접근하되, 더 당당하고 더 자신감 있게 대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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