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 진해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오는 4일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습니다. 지난 1년간 국정 전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와 혁신이 있었습니다. 특히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자주국방'을 화두로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의 '청사진'을 내놓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전작권 회복의 경우 지난 대선 기간과 정부 초기 '임기 내'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던 상황이었지만 1년도 채 안 돼서 '당장 내일 회복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핵추진잠수함 역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상황이었지만 추진 계획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달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전작권 조건 2020년에 94% 충족"
이재명정부는 전작권 회복을 자주국방의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임기 내 회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이재명 대통령 주제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내일 당장 전작권이 회복돼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발언하자 이 대통령은 "크게 문제가 없다가 아니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자신감 있게 전작권 조기 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확인됐습니다.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안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이미 2020년도에 한·미 양국이 94%의 저작권 전환의 조건이 충족됐다는 것을 합의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미국 상·하원 대표단과 만나 대화한 내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안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충분히 이뤘고, '내일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아무 어려움이 없다'는 취지의 그 내용을 풍성하게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의원들도 우리의 전작권 준비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흡족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전날(30일·현지시간)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전작권과 관련해 '균형을 모색해야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연합방위태세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것을 보다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여러 가지 책무가 우리한테 주어졌기 때문에 어떤 에너지와 힘을 맞춰서 앞으로 잘해 나가자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이 한국을 '모범 동맹국'이라고 하며 "한국 같은 동맹국이 군 작전 통제권을 더 신속히 주도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자주국방을 하기 위해 더 높은 어떤 능력도 감당해 낼 준비가 돼 있고, 그것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는 차원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그렇게 평가를 해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전작권 회복과 관련해 두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첫째는 2015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한·미가 합의한 조건 충족 시 전작권 회복을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올해를 '전작권 회복의 원년'으로 삼아 조속한 시일 내에 전작권 회복을 완료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올가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회복을 위한 2단계 절차인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전환 연도(X년)를 발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측과 전작권 회복 이후 갖춰야 할 능력 등을 포함한 전작권 회복 로드맵도 완성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에도 전작권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안에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와 검증을 마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군은 2006년부터 시작해서 20년 동안 전작권 전환 과정을 거쳐왔다"며 "현재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긴 제한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예측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수층에서는 전작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전작권 회복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설(예비역 육군준장) 전 육군군사연구소장은 1일 "패배가 습관이 된 미군 지휘부에 한국의 안보를 맡길 수는 없다"며 "지금 당장 전작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전 소장은 "미국이 한국의 전작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은 한국의 안보를 극도로 위태롭게 만든다"며 "현대전의 변화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둔감하고, 승리가 아니라 패배에 학습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 전 소장은 "지금 한국군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보다, 변화하는 전쟁 수행 양상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점에서 전작권 환수의 조건을 따지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한국은 중국을 찌르는 단검'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한 전 소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미군사령관과 미군 지휘부를 믿고 한국의 방어를 의탁한다는 것은 자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전 소장은 "한국군이 미군의 지휘를 받으면 앞으로는 중국까지 적으로 상대해야 할 수 있다"며 "한국이 중국과 전쟁을 할 각오가 되어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주한미군사령관으로의 자격이 없는 브런슨 사령관을 즉각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에 탑재할 핵현료 공급에 대한 결단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미, 2일 핵잠 킥오프 회의
이재명정부는 역대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 추진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던 핵추진잠수함 도입 사업도 본격 궤도에 올렸습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에 탑재할 핵연료 공급에 대한 결단을 요청하면서 급부상한 핵추진잠수합 사업이 지난달 '장보고 N 프로젝트'로 공식화된 것입니다. 이번주에는 이를 논의할 한·미 간 키오프 회의도 2일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국방부가 공개한 '장보고 N 프로젝트'는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지만 연료 교체 주기가 10~15년으로 장주기인 8000톤(t)급 잠수함을 국내에서 자주적으로 개발·건조하는 것입니다. 1번함의 진수는 2030년대 중반, 첫 배치는 2030년대 후반이 목표입니다. 최소 3척 이상을 확보하기 위한 이 사업은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장 탑재, 비확산 체제 준수, 자주적 개발로 압축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9일 이 사업을 위한 내년 예산으로 150억원을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보고 N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장기간 비닉사업으로 추진되던 것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식화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한국이 세계 7번째 핵추진잠수함 보유 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국 해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물론 국가 전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깁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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