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 유공 등의 공적으로 받은 76명의 무공훈장이 무더기로 취소됐습니다.
12·12 군사반란 당시 정병주 육군특전사령관과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등 핵심 지휘관 체포 및 격리 업무를 수행한 조홍 전 육군 헌병감(예비역 준장·당시 수경사 헌병단장), 정승화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체포 업무를 수행한 우경윤 예비역 준장, 해·공군 참모총장으로 전두환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종곤·윤자중 예비역 대장 등입니다.
국방부는 2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훈 취소(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 12·12 군사반란 중요임무 종사자 10명에 대한 충무무공훈장을 취소한 데 이은 조치입니다.
이번 조치는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 업무 관련자에게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무공훈·포장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이재명정부 들어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 유공으로 훈·포장을 받은 사람 중 총 86명의 훈·포장이 취소됐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서훈 취소 대상자는 국가안전보장유공자 42명과 계엄 업무 유공 수훈자 34명입니다.
국가안전보장유공 무공훈·포장 수훈자 42명 중에는 조 전 헌병감 등 외에도 대통령경호실 33헌병대장으로 군사 반란에 가담한 최석립 전 대통령실 경호실장(예비역 소장),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투병과 교육사령관으로 전남도청 재진압 작전(상무충정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한 소준열 전 재향군인회장(예비역 대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국방부가 이들의 근무 경력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무공훈장) 및 국토방위에 헌신·노력(무공포장)한 공적이 없음에도 서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들에 대한 서훈이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진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계엄 업무 유공자 34명은 상훈법 제8조에 명시된 '거짓 공적'이 확인됐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부 참모장으로서 진압 작전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나동원 예비역 소장, 당시 7공수특전여단장으로서 강경 진압을 주도한 신우식 예비역 소장, 광주 봉쇄 작전에 실제 투입돼 포상받은 1·3·5 공수특전여단 등입니다.
당시 비상계엄 상황이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헌문란 및 내란행위로 사법적 평가가 확정됨에 따라 무공훈·포장 서훈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계엄사령부 및 예하부대에서 수행한 계엄 업무는 신군부의 불법적인 권력 장악과 내란에 조력한 행위로 공적이 될 수 없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입니다.
이와 함께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1960~90년대 발생했던 간첩조작사건 등 관련자 91명이 수여 받았던 훈·포장과 대통령표창·국무총리표창 122건도 취소됐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과거 불법·부당하게 서훈된 사례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라며 "공적이 거짓이거나 절차적 하자가 확인될 경우 예외 없이 서훈 취소 절차를 진행해 포상의 영예성과 공정성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