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조선업계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실적이 희비가 갈렸습니다. HD한조해는 연간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지만, 한화오션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어든 성과를, 삼성중공업은 연간 목표의 4분의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와 미국의 LNG 선박 발주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 확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 1호기.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올해 상반기 조선 3사의 수주 실적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습니다. HD한조해는 올해 총 72척, 94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80억5000만달러)의 52.5%를 달성했습니다. 선종은 △LNG운반선 1척 △LNG벙커링선 6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운반선 8척 △에탄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44척 △탱커 11척입니다.
반면 한화오션은 상반기 총 15척, 30억7000만달러를 수주했습니다. 선종은 △LNG운반선 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7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입니다. 회사 측이 공식적인 연간 수주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87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35.3%를 달성한 셈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성적(총 27척, 53억3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총 26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기록해 연간 목표(98억달러)의 26.5%에 그쳤습니다. 수주 척수는 △LNG선 1척 △셔틀탱커 9척 △초대형 에탄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4척 △컨테이너선 2척 등 총 18척입니다. 지난 4월28일 발표한 컨테이너선 수주 이후 뚜렷한 추가 수주가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다만 하반기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오션은 ‘바다 위의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수주에 도전합니다. FPSO는 1기당 20~30억 달러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해양 설비로 브라질 심해 유전 개발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FPSO 입찰에서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참여할 예정이며, 이를 대비해 최근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기업 다이나맥홀딩스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코랄(Coral)’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2호기 수주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계약 규모는 25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수주 실적에 맞먹습니다. 삼성중공업은 FLNG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2호기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22년 코랄 가스전에 FLNG 1호기를 성공적으로 납품한 바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HD현대 제공)
여기에 미국이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대규모 선박 발주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주목됩니다. 한국경제인연합에 따르면, 미국은 2037년까지 상선·LNG운반선·함정 등 최대 448척의 선박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전략적 조선 파트너로 지목한 바 있어, 국내 조선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될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익성 위주 수주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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