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현대차, 미국서 가격인상 준비”…관세 영향 탓
블룸버그 “소비자 최소 수백달러 더 부담”
현대차 “가격 인상 관련 최종 결정 안 돼”
소비자 가격 부담↑…인상률이 관건일 듯
2025-05-30 15:42:17 2025-05-30 15:42:1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차가 미국 내 차량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관세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에 부과된 고율 관세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현대차가 사실상 가격 인상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가격을 올리더라도 미 소비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차종별로 인상 폭을 조절해야 판매 감소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블룸버그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든 차종의 가격을 소폭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의 이런 움직임이 자동차 부품에 부과된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짚으면서, 현대차의 기본 차량 가격과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소비자들이 최소 수백달러(수십만원)를 더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현대차 측은 성명을 통해 “가격 인상에 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 시기는 시장 동향과 소비자 수요를 반영하는 정기적인 연례 가격 검토 기간으로 관세와는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릅니다. 현대차가 자동차 부품 관세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어 5월부터는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관세는 원자재 비용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 결국 차 생산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계속해서 차량 가격을 동결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초,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델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다음달 2일까지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두 달 정도로 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상률 책정이 관건이라고 봤습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데다 6월부터는 재고가 사라지는 시점이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현대차 가격 인상 검토도) 그런 수순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현재 미 소비자들이 차량 가격 상승에 부담이 큰 만큼, 가격을 올리더라도 어느 수준으로 올릴 지를 세밀하게 조정해야 판매 타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달 2일 이후 가격 인상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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