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까지 노리는 중국…K조선 ‘긴장’
CSSC, LNG 운반선 연 10척 이상 확대
단기 영향 미미…장기적 '위협' 가능성
2025-05-29 15:47:43 2025-05-30 11:17:05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국이 국내 조선업계의 핵심 수출 품목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역량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조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 LNG 운반선 분야에서도 기술 격차를 좁히고 생산능력까지 확대할 경우, 한국이 수주 점유율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해양 패권 견제 등 외부 변수가 있어 단기간 내 추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의 자회사 후동중화조선이 최근 상하이 창싱다오에서 새 조선소 공식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CSSC는 지난 2월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과 합병을 통해 자산 규모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조선사로 재편됐으며, 현재 전 세계 선박 시장의 약 3분의1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CSSC는 해당 조선소 건설에 총 180억위안(약 3조4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조선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LNG 운반선 생산량이 연간 6척에서 10척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LNG 운반선 수주 시장은 한국이 독주하는 가운데, 중국이 그 뒤를 추격하는 구도였지만 최근 들어 그 격차가 점차 줄고 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LNG 운반선 점유율은 △2021년 87% △2022년 70% △2023년 80% △2024년 62%였습니다. 반면 중국은 2021년 10%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2024년에는 38%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런 와중에 세계 최대 조선사가 LNG 운반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LNG 운반선 분야에서 한중 간 기술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CSSC가 생산능력까지 확대하게 되면 한국의 수주 우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후동중화의 LNG운반선 생산능력 증대가 당장의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 중 조선소의 LNG 운반선 생산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요 조선사인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연간 LNG 운반선 생산 능력은 65척인데 반해, 중 조선소는 연간 15척 가량입니다.
 
또한, 미 정부의 대중 견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미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선박에 입항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발주된 3척의 LNG 운반선 모두 한국이 수주했습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한국과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는 존재해 당분간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조선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장현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생산능력을 늘린다면 정부 차원에서 LNG 운반선을 저가로 공격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LNG 시장 성장 여부와 중국의 수주 잔량, 설비 능력, 향후 발주량 간 관계가 아직 불확실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모든 조건이 맞물릴 경우 한국 조선업계에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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