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잡아라"…3인방, '보수 본진' 대격돌
이재명, '탈이념·실용' 필요성 강조…외연 확장 시동
김문수, '집토끼' 표심 지키기…지지층 결집 호소
이준석, '시대교체' 부각…민주·국힘 동시에 저격
2025-05-13 18:22:40 2025-05-13 18:22:40
[뉴스토마토 대구·울산·부산=이진하 기자, 차철우·김유정 기자] 여야의 대선 주자 3인방이 보수 표심을 잡기 위해 대구·경북(TK)으로 향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기호순)가 13일 보수의 본진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며 '대격돌'을 펼친 건데요. 이 자리에서 이재명 후보는 '탈이념'을, 김문수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이준석 후보는 '젊음'을 각각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두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박정희·김대중 정책도 괜찮다"
 
이재명 후보는 13일 대구와 경북을 돌며 'TK' 표심 공략에 나섰습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그는 대구에서 21.6%, 경북에서 23.8%로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는데요. 보수 지지세가 강한 험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나선 겁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유세 연설 내내 '탈이념'과 '실용'을 강조했는데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유세를 시작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젊은 시절에는 (박 전 대통령이) 독재하고 심지어 사법기관을 동원해서 사법살인을 하고 장기 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그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 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냐"며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연설을 마친 후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같은 날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도 "좌우·색깔·지역·출처 가릴 필요 없지 않느냐, 편 가르고 연고를 따질 여유가 있냐"며 탈이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외교 문제에서도 실용주의 노선을 확고히 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한·미 동맹은 동맹대로, 한·미·일 협력은 협력대로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유지해서 물건 팔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한·미 동맹 중요하다. 한·미·일 안보 협력해야 한다"며 "근데 다른 나라랑 원수를 살일 없지 않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날 오후 경북 포항과 울산을 차례로 방문해 집중 유세를 이어갔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 앞 도로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김문수 "위기마다 대구·경북 생각"
 
김문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일정을 시작해 울산과 부산을 연이어 방문했습니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빚은 지도부와 갈등으로 뿔난 '집토끼'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첫 일정으로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대구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김태련 지사의 묘역을 참배했는데요. 전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이어 '안보'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문수 후보는 "국가가 위기일 때마다 생각나는 게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대한민국을 산업화시켜서 배고픈 나라를 다이어트하는 나라로 만든 게 바로 대구·경북이다. 대구·경북이 반드시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세계적 지도자"라고 추켜세우며, 과거 박씨를 부정한 것을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이후 울산으로 옮겨 유세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지역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남구신정시장'을 방문했습니다. 골목 상인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김문수 후보는 단상에 올라 지지자를 향해 큰절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울산은 자동차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동구의 조선소도 지금 세계에서 최고 가는 설계 능력을 갖춘 바로 현대중공업이 울산시민 여러분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김문수 후보는 울산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부산을 찾았습니다. 부산 첫 일정으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앞을 찾은 그는 "대통령실도 옮기고, 국회도 옮기고, 대법원도 다 옮기라 하는데, 산업은행은 못 옮길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법도 이미 다 내서 방망이만 때리면 (국회 본회의 통과) 되는데, 안 해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며 산업은행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더불어 부산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부산시장에게 넘기겠다는 약속 했습니다. 글로벌 허브 향만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권한과 개발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한다는 것이 김문수 후보의 구상입니다. 이처럼 김문수 후보는 보수의 근간인 지역을 연이어 찾으며, 경제와 민생을 강조했는데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아 보수 결집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사진=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캠프 제공)
 
이준석 "대구 미래 지킬 건 젊은 나"
 
이준석 후보도 이날 대구를 찾아 유세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 자리에서 청년층의 '대동단결'을 주장하며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갔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오전 7시30분경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피켓유세로 유세 시작을 알렸습니다. 뒤이어 경북대학교 학내 식당을 방문해 학생들과 점심 자리를 가졌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이준석 후보는 기자들과 만남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날을 세웠는데요. 그는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입법 권력을 본인 방탄과 윤석열정부를 공격하는 데만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이준석을 중심으로 뭉쳐야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선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를 찾아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문수 후보에 관해선 "김문수 후보의 표는 '사표'라며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의 당권을 위해 이해관계 속에서 탄생한 후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김문수 후보는 이미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부겸 전 총리에 큰 표차로 이미 낙선하신 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흘러가 버린 강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 없다"며 "대구의 미래를 지킬 건 바로 이준석"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에게 날을 세운 이유는 이준석 후보가 자신이 시대교체의 적임자라는 부분을 부각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됩니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시대교체를 자신의 대선 출마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대구시 의사회관도 찾아 의료현안 간담회를 했습니다. 이후 칠성시장을 방문해 현지 상인들과 '버스킹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역시 이준석 후보의 젊은 이미지와 소통을 강조한 전략입니다. 퇴근 시간에는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습니다.  

대구·울산·부산=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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