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건설, PF 만기 앞두고 차환 리스크 낮췄다
시장형 단기 유동화 구조에서 벗어나 차환 관리 단순화
단기 대신 사모사채…매달 재발행 대신 증권사 내부 관리
영구채·만기 관리…마곡 마이스로 본 롯데 PF 체질 개선
2026-01-19 06:00:00 2026-01-1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5일 17: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롯데건설이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만기 직전 가장 불안한 3개월 구간의 차환 방식을 조정했다. 매달 짧은 만기의 채권을 발행해 차환을 이어오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사가 자금을 직접 인수하는 안전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차환이 안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낮춘 것이다. 단기 유동성 이벤트가 반복되는 상황 자체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롯데건설의 보증 부담으로 리스크가 번질 가능성도 제한됐다는 평가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에 개발하는 시니어주택 'VL르웨스트' 조감도. (제공=롯데건설)
 
만기 인접 리스크 분리…차환 관리 단순화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이 맡은 마곡 마이스 PF 자금 가운데 500억원 규모의 중순위 대출이 만기 직전 마지막 3개월 동안 더 안전한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은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CP2(롯데캐슬 르웨스트), CP3-1(VL 르웨스트) 블록이다.
 
해당 자금은 마곡 마이스 사업에 돈을 빌려주기 위해 만든 PF 전용 회사(SPC)인 '하나마이스제일차'가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은 ABSTB(유동화단기사채)라는 아주 짧은 기간의 채권을 매달 새로 발행해, 만기가 된 돈을 갚는 방식으로 자금을 굴려왔다. 즉 매달 새 돈을 구해 기존 빚을 갚는 구조였다.
 
하지만 2025년 12월 이후, 즉 만기 직전 3개월 동안은 이 방식을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하나증권이 돈을 직접 맡아서 들고 가는 사모사채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원래 예정돼 있던 15~17회차 ABSTB 발행은 모두 취소됐다. 형식상 차환이라는 점은 같지만, 매달 시장에서 투자자를 모집해야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차환 과정을 증권사 장부 내에서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조정된 셈이다. PF 만기 직전에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차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자금 운용 방식을 보다 안정적으로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모사채 전환을 두고 PF 만기 직전 가장 민감한 구간의 차환 방식을 조정한 사례로 보고 있다. 통상 PF 대출에서 만기 3개월 전은 잔여 분양대금 회수 여부와 최종 상환 가능성이 동시에 점검되는 시기로, 이 시점까지 단기 유동화증권 방식이 유지될 경우 매달 차환 발행이 반복되며 시장 변동성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는 과거 PF 시장 경색 국면에서 단기 유동화증권 만기 집중 사업장으로 분류되며 차환 부담이 부각된 바 있다. 이후에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규제 변경에 따른 분양·잔금 회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여러 차례 리스크가 노출됐다. 이 과정에서 책임준공과 자금보충 약정이 걸린 롯데건설의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도 반복적으로 거론돼 왔다. 이런 이력을 감안하면, 이번 조정은 단순한 차환 방식 변경을 넘어 과거 리스크가 집중됐던 만기 대응 구간을 구조적으로 관리하려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조성되는 총사업비 약 4조 2000억원 규모의 대형 개발사업이다. 사업은 마곡마이스PFV가 맡고, 롯데건설이 최대주주이자 주 시공사로 참여했다. 2021년에는 약 1조 92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처음 일으켰고, 은행이 선순위, 증권사와 SPC가 중·후순위를 맡는 구조였다. 이후 2024년 10월, 사업이 본PF 단계로 넘어가면서 총 4730억원의 새 PF 대출이 다시 체결됐다. 이 가운데 중순위 500억원을 하나마이스제일차가 맡았고, 이 돈을 바탕으로 ABSTB를 발행해 자금을 굴려왔다. 
 
황래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변경은 SPC가 보유한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 방식이 조정된 것"이라며 "차환이 안 될 경우 하나증권이 직접 돈을 책임진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이 유동화증권에는 'A1(sf) 등급'이 부여됐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사업장은 하나증권이 만기 직전 구간을 사모사채로 직접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장 롤오버 부담을 스스로 떠안고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 조정을 한 것"이라며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기존 책임준공·자금보충 약정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가장 민감한 만기 3개월 구간의 차환 실패 리스크를 증권사 장부 안으로 옮겨 놓음으로써 단기 유동성 이벤트 노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발부채 부담 키웠던 마곡 마이스, 관리 전략의 시험대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는 롯데건설 PF 포트폴리오 가운데 단연 최대 규모 사업장으로 꼽힌다. 2022년 PF 시장 경색 국면에서 롯데건설의 PF 우발부채가 한때 5조 7000억원까지 불어나 자기자본(2조 62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치솟았던 배경에도, 마곡 마이스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이후 그룹 지원과 메리츠금융과의 1조 5000억원 규모 유동성 펀드 조성, 은행·증권사와의 PF 차환펀드 구성 등을 통해 마곡 마이스를 포함한 핵심 사업장의 단기 유동화증권을 장기 대출과 본PF로 전환하는 작업을 병행해 왔다. 그 결과 PF 우발부채 규모를 지난해 3조원대(자본총계 2조 8000억원대) 중반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해 말에는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해 우발부채가 잔존하더라도 단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확보했다. 만기 도래가 임박한 보증분부터 순차적으로 관리하는 '우발부채 만기 관리' 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최근 롯데건설의 우발부채 관리는 단순한 보증 축소를 넘어 자본과 만기 구조를 함께 손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마곡 마이스 사업은 착공 초기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PF 보증이 우발부채로 인식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분양이 진행되고 본PF 전환과 준공을 거치면서 관련 우발부채는 상당 부분 정리됐다"라며 "현재는 주요 블록의 공사가 마무리되고 분양대금 잔금과 입주에 따른 자금 회수가 이뤄지는 단계로, 남은 분양 물량 소진과 상환 과정도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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