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권에서 전반적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6개월새 인터넷은행 중 케이뱅크만 홀로 주담대 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주담대 금리 근거인 코픽스(COFIX)가 연속 하락 중임에도 불구하고 가산금리를 올려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아파트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연 3.88~7.67%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3.76~6.61%와 비교하면 하단은 0.12%p, 상단은 1.06%p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는 0.75%p 내렸고, 코픽스가 여섯 달 연속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만 금리를 인상한 셈입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의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지표로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지난해 5월 3.56%였던 코픽스는 같은해 8월 3.36%까지 떨어졌고, 9월 3.40%로 소폭 반등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2024년 11월 말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인터넷은행 3사 주담대 및 전세대출 금리 추이.
카뱅·토뱅, 코픽스 하락세 반영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코픽스 하락세를 반영해 주담대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연 4.479~7.275%에서 올해 4월 말 3.978~5.703%로 하단은 0.501%p, 상단은 1.572%p 떨어졌습니다. 지난 1월 말과 3월 말에도 각각 4.238%~6.794%, 3.988~ 6.515%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아직 주담대를 출시하지 않은 토스뱅크도 전월세보증금대출 금리를 같은 기간 3.84~5.19%에서 3.32~4.56%로 하단 0.52%p, 상단 0.63%p씩 각각 내렸습니다. 지난 1월 말(3.70%~5.01%)과 3월 말 3.44%~4.71%)에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췄습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주담대 상품 금리도 함께 내려갔다"며 "다만 최근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이어가는 동시에 수요 쏠림으로 인한 고객 불편도 최소화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다"고 말했습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전세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달리 케이뱅크는 유일하게 주담대 금리를 올렸습니다. 그 배경으로 가산금리 인상 영향이 유력하게 꼽힙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정되는데,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떨어질 때 가산금리를 임의로 조정해 예대마진을 확보해왔습니다.
작년부터 잇따른 가산금리 인상 영향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17일 가산금리를 0.05%p 인상한 데 이어 올 1월21일 0.05~0.06%p 추가 인상했고, 3월27일에는 0.43%p를 또다시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주담대 금리는 11월 말 3.76~6.61%에서 1월 말 4.03~6.88%로 상하단 모두 0.27%p씩 올랐습니다. 이후 지난달 말 기준 4.22~7.98%으로 하단 0.19%p, 상단 1.1%p씩 꾸준히 올랐습니다.
반면 예·적금 등 주요 수신상품 금리는 인하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부터 △플러스박스 △코드K 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등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0.1~0.2%p 인하했습니다.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예·적금 금리는 내려가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케이뱅크의 이자수익은 이전보다 대폭 증가했습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128억원 대비 10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직전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836억원)보다도 53.2% 높은 수치입니다.
코픽스 하락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가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수익성 위주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주담대 금리를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권에서 전반적인 주담대 금리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터넷은행 중 케이뱅크만 홀로 주담대 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케이뱅크 홍보물.(사진=케이뱅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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