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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숙원이던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증권사와 보험사를 모두 보유하게 돼 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강화는 물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금융위, 자회사 편입 조건부 승인
2일 금융위원회는 제8차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동양생명(082640)보험과 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이행하고,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분을 각각 75.34%(1조2840억원), 100%(2654억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금액은 1조5493억원이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관련 부당 대출 논란과 내부통제 문제로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락하는 등 승인과정이 지연됐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개선 계획이 이행되면 등급이 회복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승인을 결정했다. 금융지주회사법 상 금융지주가 등급 미달이더라도 추후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는 금융위의 판단이 있다면, 경영 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이 통보한 경영실태평가 조치 요구사항 21건 중 충당금 산출 방법론 개발이 필요한 4건 외 17건도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그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을 털고 완전 민영화를 이뤄낸 후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하면서 비은행 자회사를 확장해왔다. 우리투자증권이 올 1분기 한국거래소 증권거래회원사가 된 데 이어 투자매매업 변경 인가를 받으면서 종합금융사로서 기반을 다졌다. 이번 보험사 인수를 통해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를 모두 갖춘 금융지주로 거듭나게 됐다.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로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비은행 아쉬움…실적 개선 '기대감'
우리금융의 비은행 자회사 부족은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유일하게 실적이 깎였다. 일회성 비용인 명예퇴직비용을 감안해도 낙폭이 크다.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 실적이 전년 대비 줄어든 데다 우리자산신탁의 적자 기조도 여전한 탓이다.
같은 기간 타 금융지주 비은행 자회사 실적을 보면 KB손해보험 3135억원, KB라이프생명 870억원, 신한라이프 1652억원, 하나생명 121억원 등 흑자를 내면서 지주 실적에 보탬이 됐다. 신한EZ손해보험이 46억원, 하나손해보험이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흑자 대비 적자는 규모가 작았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는 모두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면 지주 실적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3143억원, 1051억원이다. 양 사 모두 전년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우려됐던 지급여력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55.5%와 153.68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28일 5억달러(약 7047억5000만원) 규모로 후순위 외화채권을 발행해 지급여력금액을 키웠다. 지난해 말 동양생명의 지급여력금액 3조8737억원에 후순위외화채권 금액을 더하면 4조5785억원으로 확대된다. 지급여력기준금액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지급여력비율도 183%를 넘긴다. ABL생명도 후순위채권 수요예측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1500억원을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을 167.48%까지 올릴 전망이다.
두 보험사를 인수하는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도 개선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발행 금액도 27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오는 13일 발행을 통해 우리금융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5.74%에서 15.91%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두 생보사의 자본을 확충하는 한편 혁신상품 개발, 인공지능(AI) 적용 등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오는 7월 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선을 다해 금융당국 조건을 이행할 예정"이라며 "두 생보사를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키는 등 합을 맞춰 비은행 이익 확대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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