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전기차 캐즘 돌파구 ‘EREV’ 낙점
현대차, 26년 양산 시작해 2027년 판매
주행거리 1천km…전기차보다 저렴 이점
EREV 시장 연평균 약 20% 성장률 기록
2025-05-04 20:50:56 2025-05-04 20:50:5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변함이 없지만, 당장 수요 증가세 둔화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지난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밝힌 주행거리연장차(EREV) 시스템 개념도. (사진=현대차)
 
최근 현대차는 EREV를 전기차 캐즘 극복 전략으로 채택해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 판매 도입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기아도 미국 시장을 겨냥해 EREV 픽업트럭 개발에 나섰습니다.
 
EREV는 하이브리드차와 구별됩니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이 주 동력원이고 배터리가 보조 역할을 하지만, EREV는 전기 모터가 주 동력원이며, 엔진은 오직 배터리 충전에만 사용됩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EREV는 하이브리드차보다 주행거리를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으며, 순수 전기차보다는 제작 비용이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점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EREV 시장에 적극적입니다. 비야디(BYD)는 EREV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EREV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모델 ‘Qin L’로 최대 2100~2400km 주행거리를 구현하며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에서 폭스바겐 최초 EREV모델인 ‘ID.에라’를 공개했습니다. 중국 현지 법인이 개발을 주도한 콘셉트 모델로 1회 충전과 주유만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마쓰다가 EREV 출시를 선언했고, 미국에서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인 램이 하반기 EREV 픽업트럭 ‘램차저 1500’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포드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트럭 부문에서 전기차 대신 EREV를 도입한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습니다.
 
EREV는 전기차의 핵심 약점인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 시간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습니다. 충전소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 전환에 망설이는 소비자층을 공략해 전동화 전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최근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EV만으로 시장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경우 EREV로 보완할 수 있도록 병행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성장 전망도 밝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인텔렉트는 글로벌 EREV 시장이 약 20%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1년 5180억 달러(747조8884억원)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미국, 한국 등 충전 인프라 확충이 더딘 지역에서의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 학과 교수는 “EREV가 1~2년 이내로 양산이 되면 상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며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상당 부분 메꿔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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