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가 대권을 향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습니다. 계파, 진영, 정권을 뛰어넘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용광로 선대위'로 끓어오르는 모습입니다. 특히 보수 진영 인사들이 전면에 나섰는데요. 이들은 '국민 통합'을 외치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선대위는 이 후보를 중심으로 총괄선대위원장단과 공동선대위원장단이 선대위 주축을 이루고, 총괄선거대책본부가 실무를 맡습니다. 후보 직속 기구는 이 후보와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하고, 주요 분야별로 후보 직속 위원회를 뒀습니다.
계파·정권 떼고 다 모였다…'원팀' 구성
이날 출범식에서 이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희망 국가로 우뚝 설 것인지 파괴적 역주행으로 변방 후진국으로 추락할지 결정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규정하며 "퇴행과 파괴를 막고 희망과 미래를 향하게 할 유일한 동력은 바로 국민 통합"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선대위 인선 특징 또한 국민 통합입니다. 이념 등에 따른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선대위 구성입니다.
먼저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끌어안으며 '원팀'을 구축했습니다. 이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습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사람사는세상 국민화합위원회' 위원장을, 김동연 경기지사 경선 캠프의 총괄서포터즈를 맡았던 고영인 전 경기도 부지사는 '모두의나라위원회' 위원장,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권을 아우르는 인사 영입도 돋보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첫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강금실 전 장관과 문재인정부 시절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이끌었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들과 함께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밖에 '친명(친이재명)계'에 속하는 현역 의원들과 정치 경험이 농후한 다선 의원들이 선대위에 포진했습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를 진두지휘하고,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담당합니다. 최고위원인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송순호·홍성국 의원과 더불어 다선 의원인 추미애·조정식·박지원·정동영 의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우상호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에 합류했습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총괄선거대책본부에서 5선 윤호중 의원이 총괄본부장으로서 '키'를 잡았고, 김윤덕 사무총장은 총괄 수석부본부장으로 활약합니다.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후보 직속 기구의 경우 4선 이춘석 의원과 3선 이해식 의원이 각각 후보실장과 비서실장을 맡았습니다. 비서부실장은 김태선(1수행)·김용만(2수행) 의원이, 정무실장은 김영진(1실)·박성준(2실) 의원이, 후보 총괄특보단장은 5선인 안규백 의원이 담당합니다. 배우자실장인 정을호·백승아 의원과 임선숙 변호사는 김 여사를 수행합니다.
이른바 '찐명(진짜 이재명계)'으로 통하는 정성호 의원은 국가인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 후보를 지원합니다.
보수까지 안았다…'책사' 윤여준 사령탑으로
이번 선대위 인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보수 진영 인물들의 참여입니다.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명박정부 법제처장을 역임한 이석연 전 처장과 과거 경북 지역에서 3선을 한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습니다. 이석연 전 처장과 이인기 전 의원은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국민대통합의원회' 위원장도 담당합니다.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여준 상임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수 진영 인사들은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 후보의 승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는데요. 윤 전 장관은 "제 능력이 많이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전 처장은 "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선판에 뛰어들었다"면서 "관용과 진심에 기초한 공동체 정신을 헌법적 가치로 시급히 회복해야 할 때다. 이재명 후보야말로 이를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고 믿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가 당대표 시절 언급했던 "민주당은 중도보수당"이라는 발언이 선대위 인선을 통해 나타난 셈입니다. 국민의힘이 '반이재명'을 내걸고 구상하고 있는 '보수 빅텐트'를 무력화시키는 카드로도 읽힙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선대위 구성은 '민주당은 중도보수당'이라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의 연장선으로 보인다"며 "결국 좌우 통합의 선대위를 국민들 앞에 선보이면서 통합과 확장을 이뤄낼 수 있는 후보 경쟁력을 입증해 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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