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임금 업계 평균 밑도는데 지원자 몰린 이유
2025-04-29 14:43:19 2025-04-29 17:42:3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기업은행(024110)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임금이 낮은 편임에도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인기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지원자 수가 늘고 있는데요. 은행원 개인별 실적 압박이 적은데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가장 높은 초임을 제공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작년 하반기 경쟁률 65.8대 1 
 
2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와 각 은행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 정직원 평균 보수는 2024년 기준 1억252만원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정직원 평균 보수 1억1800만원 대비 낮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 1억1900만원, 신한은행 1억1900만원, 하나은행 1억2000만원, 우리은행 1억1400만원입니다. 
 
하지만 채용 경쟁률은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2024년 하반기 기업은행 공채 인원은 170명이었는데, 지원자는 1만1051명에 달해 무려 6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2년 상반기 150명 모집에 6191명이 지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13%, 78%씩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시중은행 대비 연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취준생들이 기업은행에 몰린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선 기업은행 신입사원 초임은 5333만원으로, 산업은행(5163만원)이나 수출입은행(4789만원) 등 다른 국책은행보다 확연히 높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과도하지 않고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단 점이 취준생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했습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시중은행처럼 일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이나 계좌 개설 등 실적 압박이 그나마 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익 추구를 가장 우선시하는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영업이익이 조금 줄더라도 중소기업에 대한 적재적소 대출 등 공적인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은 매력적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겐 연봉 못지않게 중요한 워라벨도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타행과 비교해 연봉이 낮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아무래도 기업 대출 위주로 취급하는 특성 상 개인 대출이나 카드 실적 등을 채워야 하는 등 영업실적 압박이 덜한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본점 지방 이전 이슈 사라지며 경쟁력 부각
 
윤석열정부 들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이슈가 불거지면서 기업은행 이전 문제도 논의됐지만, 사실상 무산된 점도 취준생들에게는 안정감으로 작용합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중 유일한 상장사로, 주주 구조상 정부가 일방적으로 본점 이전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각각 7.2%, 1.8%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27.8%는 소액주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점 이전 추진으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정부가 배임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됐고, 주총회에서 동의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업은행 영업점 대부분이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60~65%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수도권에 본점을 두는 것이 현장 지원을 위해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은행의 인기 상승세가 뚜렷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국책은행들의 공채 경쟁률은 2019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기업은행만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하반기 기준 공채 경쟁률이 60대 1 이상을 기록 중인 국책은행도 기업은행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업은행이 업계 대비 낮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업은행 앞 전경. (사진=기업은행)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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