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뉴스토마토 이선재 인턴기자] 안철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예비후보가 25일 경기도 판교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합동 토크쇼를 열었습니다. 이공계 출신 정치인임을 강조하며 AI 윤리부터 미국발 관세 전쟁 대응까지, AI를 둘러싼 여러 쟁점에 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행사 말미 "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라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단일화 여부를 두고 입장 차를 보였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와 함께 주최한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형 AI 필요"…"국제 경쟁력 고려"
행사는 '미래를 여는 단비 토크'라는 제목으로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사회는 생성형 AI 전문기업 포티투마루의 김동환 대표가 맡았으며, 총 일곱 개 주제를 두고 두 후보가 번갈아 발언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첫 주제였던 '한국형 AI 모델 필요성'에 대해 안 후보는 "각 나라마다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나라마다 공통적인 AI를 만들 수 없다"며 "나라마다 필요한 모델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는 "국가별로 특화된 AI 발전하는 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기술 고립을 뜻하는 '갈라파고스화' 위험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제적 질서 속에서 범용성을 확보한 AI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AI 개발과 규제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하느냐란 질문에 안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AI 기본법을 발의했고, 22대에서 통과시켰다"며 "기본법은 최소 반년이나 1년 단위로 계속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윤리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하면 산업 발전이 저해된다"며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한국의 생명공학이 위축됐던 것처럼, AI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해법을 묻는 말에 안 후보는 '패키지 딜'을 해결책으로 내세웠습니다. '패키지 딜'은 한국이 미국에 내걸 수 있는 조건을 모두 모아 합의를 하는 방법입니다. 안 후보는 "삼성·현대·SK, 미국이 사야 하는 무기, 메모리 반도체, 조선산업 등 우리가 줄 수 있는 모든 걸 제공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만큼 우리도 받을 걸 요구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는 "결국 공급망에서 지렛대가 될 기술이 있어야 협상력이 생긴다"며 "HBM(고대역폭 메모리), 배터리 등 전략 기술을 더 키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패권 경쟁은 결국 기술이 답"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정치권 '앙숙'…"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
행사 막바지 소감으로 이 후보는 "좀 더 일찍 만나서 이런 논의를 할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앞으로 더 이런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안 후보도 행사 뒤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 진짜 토론"이라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두 후보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노원병 지역구에서 다른 당 소속으로 맞붙으며 '앙숙'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는 입장이 갈렸습니다. 이 후보는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과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를 형성할 생각이 있느냐'란 질문에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에는 "정치적 단일화 얘기는 지금 안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안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정치에 입문하기로 하면 개인의 선택 아니냐"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함께 힘을 합칠 생각"이라고 해 단일화를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판교=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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