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미 현지 투자…관세 대응 ‘원팀’
미국 현지 신규 제철소 공동투자
북미 철강시장 교두보 확대 기대
시장침체·관세 위기에 '협력' 이뤄
2025-04-21 12:04:16 2025-04-21 12:04:1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포스코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현지 제철소 투자에 나섭니다. 동시에 이차전지소재 공급망 협력도 강화해 철강과 배터리를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 소재 동맹을 구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1·2위 철강업체가 손을 맞잡은 모습입니다.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21일 포스코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강남 현대차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로써 현대제철이 미국에 짓기로 한 전기로 제철소에 포스코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이 확정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인 현대제철은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포스코는 이 제철소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게 됩니다. 합작 제철소의 생산 물량 일부는 포스코가 직접 판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열연·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합작은 자금 사정으로 총 58억달러(8조5000억원)에 달하는 제철소 투자금 가운데 절반을 외부에서 충당해야 하는 현대제철과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를 피해 북미 생산 거점 마련이 절실했던 포스코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졌습니다.
 
이번 제철소 투자로 포스코는 현대차 북미 생산거점에 고급 철강재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자동차사 대상 공급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10여년간 보호무역장벽으로 제한됐던 북미 철강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강력한 경쟁 구도를 형성한 업계 1·2위 기업이 전격적으로 동업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는 철강업계 불황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가 두 그룹의 ‘원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철강업계는 최근 수년간 중국발 공급과잉, 국내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환경 규제 강화 속에서 장기 침체에 빠져있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부터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양사가 의기투합한 모습입니다.
 
두 그룹은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도 전략적 공조에 나섭니다. 양측은 리튬에서 양·음극재 등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기술력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소재 개발 분야 등 지속 가능한 협업 지점을 찾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가 전략 산업 중 하나인 제철산업이 미국의 고관세로 전략적 변화를 갖는 시기에 와 있다”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협력 관계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라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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