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건설의 에너지 확장)②현대건설, 원전·수소 공략 드라이브
올 하반기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EPC 본계약 체결
핀란드·슬로베니아서도 '낭보' 기대감…SMR 시장 선점도 '진행중'
현대차그룹 HTWO Grid서 '생산' 맡아…국책사업 중심 수소사업 추진중
2025-04-23 06:00:00 2025-04-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건설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 간 먹거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사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에너지 플랜트 사업 수주 시 단순 시공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직접 개발에 나서거나 금융을 주선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에너지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건설사들의 사업 현황과 계획을 점검하고, 이러한 변화가 재무적 여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에너지 매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와 수소 발전 사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올해 불가리아 등 국가에서 대규모 원전 공사 계약이 예정돼 있는 데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생태계 조성 계획이 가시화함에 따른 움직임이다.
 

현대건설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추진 중인 슬로베니아 신규 원전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올해 원전·SMR 프로젝트 가시화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 중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와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 공사의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대형 원전 2기(7·8호기)를 추가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약 2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社)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11월 설계계약(ESC)을 체결한 바 있다. 원전 지원 설비(BOP)와 부지 인프라 설계 등을 현재 수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EPC 본계약 체결 이후 오는 2035년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건설사가 EPC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단순 도급 공사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설계 최적화와 조달 구조 다변화, 이에 따른 공사비 절감으로 수익성이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원전 수주를 계기로 유럽 내 원전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실제 최근 불가리아에서 컨소시엄을 이룬 웨스팅하우스와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사전업무착수계약(EWA)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툼이 신규 원전 발주를 위한 포괄적 타당성조사를 거쳐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낙점한 것이다. 또한 이 컨소시엄은 슬로베니아의 크르슈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최종 공급사 후보로 선정돼 현재 기술타당성조사(TFS)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도급액 1조5597억원)와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4조1349억원) 등 2건의 원전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아울러 현재 태동 단계에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도 눈에 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우수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의 홀텍사(社)와 협력해 미국 미시건주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서 ‘SMR-300 1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300MW급 SMR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올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홀텍은 영국 원자력청이 발주한 SMR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해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소 밸류체인’ 구축 나선 현대차그룹…‘생산’ 맡은 현대건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수소 밸류체인 사업을 위한 브랜드로 ‘HTWO’를 공개했고, 지난해에는 종합 수소 솔루션 ‘HTWO Grid’를 선보였다. 이 밸류체인은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 등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생산단계는 현대건설과 현대로템(064350), 현대엔지니어링이, 저장과 운송은 현대글로비스(086280)가 각각 맡아 사업을 추진한다. 그리고 현대차(005380)가 생산된 수소를 활용하는 구조다.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뛰어들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소에너지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수행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수소 관련 프로젝트는 대부분 정부가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주관으로 전북 부안군에서 착공한 국내 최대 규모 상업용 수전해 수소생산설비(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설비)는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하루 1t 이상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산업부, 한국수력원자력이 지원하는 경북 울주군 원전 연계 수전해 실증사업과 제주 수전해 플랜트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원전과 수소 생산 등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2030년에는 에너지 분야 매출 비중을 21%까지 늘린다는 포부다. 현재 회사의 사업부문은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뉴에너지 등으로 구분돼 있다. 지난해 12월 연결 기준 플랜트·뉴에너지 사업부문의 매출 규모는 6조8302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 가운데 20.7%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는 현대건설뿐 아니라 현대엔지니어링 등 자회사 매출 실적까지 합한 수치이고, 회사가 제시한 에너지 분야 매출 만을 분류하면 이보다 규모는 작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 글로벌 키 플레이어, 코어 컴피턴시 포커스 등 ‘H-Road’ 실현을 위해 에너지 산업 중심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수주·매출 목표 40조원과 영업이익률 8% 이상을 목표로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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