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자동차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캐피탈사들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추진 중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사업에서 매번 제외되고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아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됐지만, 캐피탈사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허가받지 못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캐피탈사들은 금융위 문턱에 막혀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은 지난해 말까지 수차례 혁신금융서비스 도전에 나섰지만 빈번이 무산됐습니다.
금융위는 캐피탈사가 금융사라는 이유로 허가해주지 않았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금융권도 참여하는 보험대리점 성격이기 때문에 사전에 다른 금융권과 합의를 요청했지만 합의하지 않았다"면서 "자동차 제조 판매업자가 보험대리점 등록이 제한되는데, 자동차 판매와 관련돼 있어 불공정 판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핀테크사는 허가해주고 캐피탈사만 배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보험료 인상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므로 캐피탈사가 혁신금융 서비스를 영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핀테크만 허용하는 것은 업권 간 형평성에 안 맞다"면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활성화가 유독 늦어지는 이유는 핀테크사와 보험사 간 수수료 합의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캐피탈사는 마진을 내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보험사 과점 체제를 제지할 수 있다"며 "현재 보험료 인상을 견제할 요인이 없기 때문에 캐피탈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피탈에서 취급하는 자동차 할부·리스 등 금융서비스에는 보험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캐피탈사가 보험대리점으로 진출하려는 이유입니다. 캐피탈사가 보험 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으면 할부·리스·보험을 다이렉트로 제공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이 향상되고 소비자 유치에도 도움 됩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수년 동안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영위하면서 전문성이 확보돼 있다"며 "보험을 판매하게 되면 보험사들과 상품을 공동 개발해서 추가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캐피탈사가 보험을 판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공정한 경쟁 기회가 마련되면 좋은 건 소비자"라고 부연했습니다.
캐피탈사만 혁신금융 서비스에서 매번 배제되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왼쪽부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화면. (사진=홈페이지 캡처)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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