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단행하면서 헌법재판소 ‘9인 체제’가 완성됐습니다. 지난해 10월17일 이종석 헌법재판소 소장 등 3명의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6개월가량 이어지던 헌재 재판관 공백이 끝난 겁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깃발. (사진=뉴시스)
한덕수 권한대행은 8일 오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정식 재판관으로 임명했습니다. 마 재판관은 9일 취임식을 열고, 공식 임기를 시작합니다. 지난해 10월17일 이종석 헌재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 퇴임한 이후 6개월 만에 헌재 재판관 정원(9명)이 채워진 겁니다.
그동안 헌재는 정치권의 공방 속에 미완성 체제로 운영됐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발생한 헌법재판관 공석 3명은 모두 국회 추천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당제 현실에서 여야가 각각 몇명의 후보자를 추천할지 다투면서 후보자 선출 절차도 늦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까지 6인 체제가 이어진 겁니다.
12·3 비상게엄 사태 이후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자 국회는 윤씨의 탄핵심판을 위해서라도 헌법재판관 선출에 속도를 냈습니다. 국민의힘은 조한창 재판관을, 민주당은 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을 후보자로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국회는 지난해 12월26일 본회의를 열고 세 명의 재판관 선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후보자 3명에 대해 '국회에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임명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미임명 등을 이유로 탄핵됐습니다.
한 권한대행 뒤를 이어 권한대행이 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헌법재판관을 선별 임명했습니다. 조한창·정계선 재판관만 임명하고,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선 여전히 '여야 합의가 안 됐다'며 임명을 하지 않은 겁니다.
2024년 12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마은혁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국 지난 4일 윤씨 탄핵사건도 재판관 1명이 공석인 채 8인 체제에서 파면이 결정됐습니다.
헌재는 2월27일 권한대행들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는 건 ‘위헌’이라고 선고했습니다. 최 부총리가 국회 추천 몫인 마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건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헌재는 3월24일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했지만, 일부 재판관은 그가 국회 추천 몫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건 위헌·위법한 행위라고 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에도 버티다가 윤씨가 파면되자 결국 마 재판관을 임명한 겁니다. 하지만 마 재판관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9인 체제는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기 때문입니다. 한 권한대행이 두 사람의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처장이 내란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민주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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