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12·3 불법계엄까지…시작은 '명태균 게이트'
첫 보도 후 파면까지 '7개월'…황금폰 압박 후 다음날 계엄
2025-04-04 18:14:37 2025-04-04 18:14:37
[뉴스토마토 박주용·유지웅 기자] 윤석열 파면 단초인 12·3 비상계엄의 시작은 '명태균 게이트'였습니다. 윤석열씨는 계엄 10일 전 명태균씨를 언급하며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국 명씨가 윤씨 부부와 소통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인 '황금폰'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명씨는 "자기가 구속되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명태균 게이트' 보도 후 7개월이란 단기간에 윤씨가 파면에 이르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김건희씨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지난해 11월8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태균 게이트 '점화'…윤석열 첫 육성 공개 '파장'
 
<뉴스토마토>는 지난해 9월5일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을 통해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증언을 바탕으로 김건희씨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들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존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 반응은 "결과적으로도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취재팀은 명씨가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을 만나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자리를 요구했던 사실, 윤석열씨 부부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 서막을 알린 기사였습니다. 명씨가 김건희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부탁했고, 그것이 성사됐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성공한 공천개입' 의혹 보도에 대통령실은 침묵했습니다.
 
이어 <"김영선, 윤 대통령에게 명태균 소개…여론조사 결과 보고">와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2% 앞서게 해주이소"> 등의 후속 보도를 통해 명씨가 윤씨 부부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무기로 '여론조사 조작'을 지목했습니다. 이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 대신 2022년 6월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경남 창원의창)에서 당선된 직후 자신의 세비 절반을 계속해서 명태균씨에게 건넸던 것으로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어 대선 기간 중 명씨가 윤석열씨에게 수시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한 정황 등도 최초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후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여러 간접 정황들을 못 박아 확인시켜주는 윤씨의 육성 녹취가 지난해 10월31일 공개됐습니다.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둔 2022년 5월9일 명태균씨와의 통화였습니다. 당시 윤씨는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전언으로만 알려져온 공천개입 정황이 윤씨의 육성을 통해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계엄 직전 알려진 '명태균 황금폰'…검찰 공소장에 '특단 대책' 언급
 
비상계엄 선포가 있던 날인 12월3일 명씨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됩니다. 또 이날은 명씨 측이 윤씨 부부 등과 나눈 메시지 등이 담긴 '휴대전화를 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며 윤씨 측을 압박한 바로 다음 날입니다. 명태균 게이트가 '내란의 방아쇠'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실제 명씨의 휴대전화, 이른바 황금폰엔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단서들이 있었습니다. <시사인>이 지난 2월25일 공개한 통화 내용은 지난해 한 대목만 공개된 5월9일 통화내용입니다. 앞서 지난해 10월31일 민주당이 5월9일 통화 내용의 일부만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윤씨는 해당 통화에서 명씨가 재차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하자 "알았다"며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7일 대국민담화에서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인지도 몰랐다"는 윤씨의 발언과 배치됐습니다.
 
윤씨와 명씨의 통화 이후 약 40분 뒤에 진행된 김건희씨와 명씨의 통화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을 논의하는 정황이 담긴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시사인>이 공개한 김건희씨와 명씨의 육성 통화 녹음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명씨에게 "당선인(윤석열)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하여튼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김영선 전 의원을) 그냥 밀으라고(밀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윤씨 부부와 관련된 이러한 대화 내용이 명씨의 황금폰에 있었다면 파장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윤씨도 명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황금폰의 존재에 대해 우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명씨와 관련된 내용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공소장에도 등장합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11월24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차를 마시며 "이게 나라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때 명씨와 관련한 공천 개입 의혹을 언급했습니다. 검찰은 이날을 계기로 김 전 장관이 계엄 선포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계엄 포고령 초안을 작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에 윤씨가 파면되면서 명씨와 관련한 윤씨 부부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선정 개입 의혹 등 명씨가 연루된 각종 범죄 의혹에 윤씨 부부가 배후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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