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한국 사회는 2023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습니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는 향후 10년 안에 고령인구 비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는데요. 이런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복지정책은 물론 주거, 교통, 의료, 산업 등 국가 전반에 있어 구조 재편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주거정책에 있어 ‘시니어 하우징(Senior Housing)’ 개념이 확대되면서 고령층 대상으로 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는데요. 정책 흐름 동향을 살펴 향후 시니어 주거 생활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어떤 형태로 재편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2023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20%에 육박하는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습니다. (사진=뉴시스)
국토부, 제 3차 장기 주거종합계획 발표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최근 3년간 정부는 시니어 중심 주거복지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수정하고 강화해 왔습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2024년 8월 발표한 ‘제3차 장기 주거종합계획’(2023~2032)을 통해 고령화 사회 주거 문제에 대비한 본격적 구조 개편에 나섰습니다.
제3차 계획에 따르면 국토부는 고령가구 증가에 대응해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기존 180.8만 가구에서 265만 가구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1인 가구 및 고령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공급과 주택바우처, 주거급여 체계 개선 등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주거급여 제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함으로서 실소득이 없는 고령층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도 큽니다.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 거주 가능 기간도 늘어납니다. 국토부는 거주 기간을 기존 6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해당 안은 2023년 12월 31일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개정안은 단순히 고령자뿐 아니라 신혼부부, 청년 등 주거 약자에게도 안정적인 거주 여건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케어닥)
시니어 하우징 규제 완화…민간 진출 본격화
공공 기관의 주거 변화 움직임에 발맞춰 민간 부문에서도 시니어 하우징 사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은퇴자 도시가 온다’ 정책토론회에선 민관 협력 기반 커뮤니티형 시니어 하우징 모델이 소개될 예정인데요. 정부는 요양시설 기준 완화, 공공택지 내 민간 시니어 단지 허용 확대, 주거+돌봄 복합시설 인증제도 등을 검토하며 민간의 시니어 하우징 진출을 독려하는 분위기입니다.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국회 은퇴자도시 연구포럼’은 고령자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인데요. 포럼은 “은퇴자 주거시설을 단순 복지로 접근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자립, 돌봄, 커뮤니티가 통합된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선 맹성규 의원이 ‘은퇴자 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맹 의원은 “다양한 취미 활동을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정서적 괴리감과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다”며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체계적인 노인 주거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이제는 생존 인프라로서의 주거정책"
국가 정책이 이끌고, 입법 기관이 힘을 보태며, 민간 기업 진출이 활성화되지만 초고령사회 주거정책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시니어 주거정책은 지방 소멸 위기와 맞물려 인구 및 지역 균형 발전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시니어 주거정책은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 ‘지역 내 고령친화 생태계’ 조성, ‘스마트 헬스케어 연계’ ‘세대 간 공동체 회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정부는 지역별 고령자에 대한 맞춤형 정책 로드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은퇴자 마을 조성 시 지역사회와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기존 거주자 및 지역 젊은 층과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적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맹 의원은 작년 11월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 주최 간담회에서 은퇴자 도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는데요.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는 충분한 규모의 커뮤니티 조성 △30분 이내에 종합병원 접근이 가능한 건강 관리 체계 마련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맹 의원은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은퇴자들이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는 중요한 문제”라며 “각 지자체의 단체장은 시범 사업으로 진행될 은퇴자도시에 대한 확고한 성공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