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참사'…구단-지자체 책임 공방
2025-04-03 12:43:57 2025-04-03 14:09:00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일대 신호등에 빨간 신호가 켜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KBO)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중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야구장 구조물이 떨어지는 참사로 야구팬이 사망하는 등 구장 내 시설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는데요. 4일 토마토Pick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전례 없는 사망사고
지난 3월29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창원 NC파크에서 3루 쪽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져 부근에 있던 관중을 덮쳤습니다. 떨어진 구조물은 구단 4층 사무실 창문에 고정돼 있던 알루미늄 루버였는데요. 머리를 크게 다친 20대 관중 A씨는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A씨 친동생인 10대 B씨와 30대 관중 C씨도 이 사고로 다쳤습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떨어진 구조물은 약 길이 2.6m, 폭 40㎝로 무게는 60㎏가량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구단-지자체 책임 공방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 구단과 지자체 간 치열한 책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은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각 구단이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되는데요. 문제는 구장 구조물 관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NC는 안전 점검이 시설공단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창원시설공단은 경기장 유지 관리는 NC의 몫인 데다 떨어진 구조물은 점검 대상도 아니라는 입장이죠.
사실 구단과 지자체가 입장 차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앞서 NC는 지난 2019년 야구장을 개장할 때 향후 25년간 330억원의 이용료 계약을 맺었습니다. 구장 소유권은 창원시에 있지만, 야구장 건물을 활용한 광고권, 명칭 사용권 등은 NC 구단이 맡습니다. 구조물 보수 등 시설 관리 부분은 시 산하 창원시설공단이 담당하지만, 소규모 보수는 NC의 몫이죠. 추락한 루버가 NC가 야구장을 사용하기 전부터 설치된 구조물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결국 경기장 유지보수 권한을 놓고 구단과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경남경찰청은 창원 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와 관련해 구장 시설물 관리 주체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유무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한편 관중의 사망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야구장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중대시민재해로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성명에서 "일반적으로 외벽 마감재나 부착된 구조물 등은 추락의 위험성이 있어서 그 아래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화단이나 구조물을 설치해 사람들의 안전한 동선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재 창원시설공단이 시설 유지관리 주체이며 야구구단인 NC가 시설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죠. 다만 법무법인 바른의 김영오 변호사는 “경영 책임자가 결국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구단의 대표이사가 입건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 미필적고의에 대한 인식이 최소 인정돼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 입증은 쉽지 않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야구팬들, 추모 물결
1일 창원 NC파크 4번 게이트에는 여성 팬을 추모하는 국화 꽃다발과 근조 꽃바구니가 놓였습니다. 대형 근조 꽃바구니에는 ‘아픔 없이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라는 추모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20대 여성 팬의 영면을 기원하며 일부 팬들이 추모 마음을 담아놓고 간 것이죠. 아울러 KBO는 1일부터 3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1일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KBO 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를 모두 취소했습니다. 무관중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창원(SSG-NC) 경기는 3연전 모두 연기하기로 했죠. 잠실, 수원, 대전, 광주 경기는 2일부터 재개됐고, 경기 시작 전에는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습니다. 모든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되었으며 경기에 참가하는 전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했습니다.
 
재발 방지 노력은?
애도의 뜻으로 리그 경기가 멈춘 사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일제히 야구장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우선 NC는 1일 구장에 설치된 총 231개의 구조물에 대한 긴급 안전 진단을 진행했습니다. 구단 관계자는 "안전 진단을 통해 구조물 상태는 물론 균열 및 변형 상태와 방제 부식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른 9개 구단도 전 구장 그라운드 안팎의 시설물과 구조물의 안전성을 철저히 점검하고 구단과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진단을 더욱 강화하고 정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방침입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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