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삼형제에 전격 증여…승계 논란 '정면돌파'
유상증자 두고 '승계 위한 포석' 논란
"승계와 연결시키는 억측 불식될 것"
2025-03-31 17:58:56 2025-03-31 17:58:5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화(000880)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전격 증여하며 경영 승계를 단행했습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36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고 그룹 승계를 마무리 하기위해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초 재계 안팎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 인수를 단행하고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이는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지분 증여를 통해 대규모 해외 투자 등 사업전략 실행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보통주 기준)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31일 공시했습니다. 해당 지분은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4.86%),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3.23%),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3.23%)에 각각 증여됐습니다.
 
증여 후 김 회장의 한화 지분율은 11.32%로 줄어듭니다. 김 부회장은 9.77%,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은 각각 5.37%로 지분율이 늘게 됩니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22.16%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입니다.
 
한화에너지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김 부회장 지분이 50%로 가장 많고, 나머지 두 형제의 지분이 각각 25%씩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이들 삼형제가 보유하는 지분율은 42.67%가 됩니다. 한화에너지 지분을 한화 지분으로 환산하면 김 부회장의 지분은 20.8%로 김 회장의 11.32%보다 많습니다. 이는 한화그룹 측이 경영권 승계가 완료됐다고 밝힌 배경입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전격 증여에 대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및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되지 않도록 차단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한화그룹 3남 주력사업 및 ㈜한화 지분 현황.(그래픽=뉴스토마토)
 
당초 일각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하고 조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하자 경영 승계와 연결 짓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상증자가 글로벌 방산 시장 톱 티어도약을 위한 선제적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했지만, 우수한 영업 현금 흐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각 계열사로 분산된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모으면서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특히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무리하게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시도했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급기야 금융감독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증권 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며 제동을 건 상황입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목적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승계와 연결시키는 억측과 왜곡은 불식될 것이라며 또 지분 증여에 따른 승계 완료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 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지분 증여로 삼형제는 2218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내야 합니다. 한화그룹 측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과세된 세금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