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사무용 가구업체들에게 옮아갔습니다. 지난해 주요 사무용 가구업체들이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전년인 2023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코로나19 엔데믹 반사이익을 누린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국내 사무용 가구 형님격인
퍼시스(016800)는 지난해 매출액 38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3% 향상된 성적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0% 떨어졌습니다. 당기순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줄었습니다. 한해 전인 2023년 퍼시스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영업이익(352억원)을 거뒀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입니다.
퍼시스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기업들의 비용 긴축이 강화되고 있어 사무가구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시장 전반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나 퍼시스는 이에 대응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퍼시스 포레어. (사진=퍼시스)
지난해 퍼시스의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41.7% 뛴 1055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에 대해 퍼시스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딜러망 강화 및 주요 전시회 참가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전략적 투자 증가가 판관비에 영향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처음으로 오피스 가구 부문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2023년 오피스 가구부문 역대 최대 매출액인 1787억원을 달성한
현대리바트(079430)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 오피스 가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0% 빠진 16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지난해 사무가구 역신장에 대해 "대형 프로젝트 입찰 건이 없어 줄었다"며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이다보니 기업경기를 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아스(071950)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코아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72억으로 불어났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가구업계는 국내 사무가구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사무용 가구는 반짝 호황기를 맞았는데요.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자 기업들의 투자는 바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국내 오피스 인테리어, 사내 라운지 공간 인테리어 등에 주목하던 가구기업들이 사업 전략을 다시 가다듬는 모습입니다. 대표적으로 퍼시스는 대규모 신규 투자보다는 내부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돌아섰습니다. 또 국내 가구업계 공통 과제이기도 한 해외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한 매출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 구축에 전략적으로 투자, 장기 관점에서 견고한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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