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20억원 초반대는 매물이 거의 없어요.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뒤 거기는 매물 자체가 없어서 수요가 이쪽으로 넘어온 거죠"(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역 2번 출구에서 나오자 우뚝 솟은 서울숲 트리마제가 보였습니다. 트리마제 정문에서 길을 건너면 2~3층 규모의 단독주택과 오래된 건물이 즐비하며 사뭇 풍경이 달라졌는데요. 여기서부터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가 시작됩니다. 1~4지구가 나란히 직사각형 모양으로 구획됐으며 총 9428가구 규모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다음 주에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안을 확정 고시합니다.
연립주택 밀집 지역 사이에 성수 1~4지구를 관통하는 성덕정길을 따라 양쪽으로는 점포들이 즐비해 있었습니다. 2차선 도로는 보행로가 좁고 짐들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아 불가피하게 차도로 나와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1지구에서 4지구까지 걷는 동안 모두 평지라서 걷기는 좋았습니다. 간간이 보이는 부동산에는 '성수 재개발 전문' 등이 붙어 있습니다.
성수 1~4지구를 관통하는 성덕정길 전경. (사진=홍연 기자)
건설사 물밑 경쟁 치열…서울시 확정 고시 후 사업 본격화
지하철 서울숲역과 서울숲에서 가까운 1지구는 입지가 좋고 세대수도 가장 많아 선호도가 높은 곳입니다. 연말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들도 분주히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성수1지구의 한 조합원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롯데건설 등에서 오긴 하는데 도급순위가 낮은 데는 관망하고 상위그룹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건설사에서는 분양가를 평당 2억원까지 예측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이 향후 서울을 대표할 최고급 주거단지로 자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시공권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은 치열한 상황입니다. 1지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조합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하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지구에서는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3~4지구에서도 다수의 건설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2지구는 강변북로 상부 대규모 조성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것으로 기대되며, 3지구는 2호선 성수역과 접근성이 좋습니다. 4지구는 지하 면적 대규모 개발로 공사 면적은 가장 넓지만 조합원 수는 가장 적어 사업성이 우수합니다.
성수동1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월쯤에 한창 매물이 거래되고 지금은 들어간 상태인데 1지구 다가구주택의 경우 40억~50억짜리밖에 없고 대출도 잘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음 달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이 만료되면서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최근 토허제가 확대 재지정되면서 성수도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라며 "매수자들에게는 들어오려면 실거주가 좋겠으나 여건이 안 되면 대출이 많이 나오는 법인이나 임대사업자를 내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수1지구 내 자리한 연립주택들. (사진=홍연 기자)
2,3 지구에 위치한 뚝도시장. (사진=홍연 기자)
신흥 고급주거지로 떠오르는 성수동에 자리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 라인 가운데 개발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힙니다. 재개발구역에서는 초기 투자금이 적은 소형 저층 주택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현재 이같은 매물은 소진된 상태입니다. 2지구의 가장 저렴한 연립주택 매물의 가격은 현재 27억원으로 초기 투자자금이 큽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거주 목적의 매매한 가능하고 갭투자가 불가하죠. 조합설립 후에는 거래가 이전보다 뜸해졌지만 매도호가는 계속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조합은 서울시의 정비계획안 확정고시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후 총회를 열고 최고 층수와 건축 방식, 시공사 선정을 논의하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3지구에 한 조합원은 "조합장도 교체되고 새 집행부가 구성되는 등 각 지구 조합 내부에서도 잡음이 많다"면서 "2, 3지구에는 뚝도시장이 있어 상가 조합원이 많은데 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돌지만 결국 조합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사업 속도가 달라지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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