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카드사들이 특정 업종에 혜택이 집중된 특화 카드 영업을 강화하면서 소비자 지갑 속의 카드 수도 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무리하게 많이 발급받으면 신용평점이 떨어질 수 있는 데다 자칫 과소비도 부를 수 있는 만큼 효율적 발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GPCC(범용 신용카드)보다 특화 카드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특화 카드는 특정한 소비 패턴이나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된 카드로, 한정된 업종에서 타 카드보다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일반 카드만 못합니다. 특화 카드에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제휴 카드, 프리미엄 카드, 여행·주유·통신·배달 특화 카드 등이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특화 카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특정 브랜드 충성 고객이나 해당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는 모집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고객 이탈률도 적기 때문에 특화 카드를 내놓는 게 실적에 유리합니다. 특히 PLCC는 카드사와 제휴사가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을 덜 수 있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에 관심이 없던 고객이라도 제휴 회사의 충성도가 높으면 해당 혜택을 찾게 된다"며 "카드사는 제휴 회사의 고객을 카드 회원으로 모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화 카드가 가맹점 폭은 좁지만 좋은 혜택을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현대카드가 출시한 '현대카드 Boutique' 3종(쿠퍼, 새틴, 벨벳)은 세대별 특화 카드입니다. 쿠퍼는 사회 초년생을 위해 온라인몰·배달앱·편의점 등에서, 새틴은 2535 여성들을 위해 온라인몰·올리브영·커피전문점 등에서, 벨벳은 자식이 있는 부모를 위해 백화점·대형마트·학원·유치원 등에 특화돼 있습니다. 카드마다 다른 분야에서 좋은 혜택을 제공하지만, 일반 가맹점에서는 1.5%만 적립받을 수 있습니다.
삼성카드(029780) iD 시리즈는 주유·웹툰·쇼핑·전기차 등 총 25종으로 분야별 다른 혜택을 제공합니다. 외에도 '올리브영 현대카드',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 '쿠팡 와우 카드' 등 PLCC 카드도 명시된 브랜드가 아니라면 혜택이 미미합니다.
소비자가 특정 분야에서 소비를 많이 한다면 특화 카드가 유리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할인을 받고 싶다면 GPCC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GPCC는 가맹점 상관없이 일정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특화 카드마다 전월 실적 관리를 하다 보면 과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특화 카드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혜택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보통 카드마다 할인·적립 한도가 수만원 미만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카드 사용 횟수가 많다면 할인·적립 한도가 없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한도가 없는 카드는 '카드의정석 EVERY DISCOUNT', '현대카드 제로 에디션3' 등이 있습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본인 소비 패턴을 알고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고 과소비를 하는 경우 신용 점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수 특화 카드를 발급받고 실적 관리를 하다 보면 과소비가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올리브영 현대카드',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 '쿠팡 와우 카드' PLCC 카드. (사진=각사 홈페이지)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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