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아시아 최초로 버퍼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면서 업계 1위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증시가 하락할 때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대신 상승장에서도 수익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를 오는 25일 상장한다고 밝혔습니다.
'KODEX 버퍼형 ETF'는 S&P다우존스가 지난해 9월 발표한 'S&P500 10% 버퍼 인덱스 시리즈'를 비교지수로 활용하는데요. S&P500지수가 하락할 때 1년 만기 옵션으로 '버퍼'를 만들어 손실을 줄이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1년 만기 옵션 종료일 시점에 약 10%(미국 달러 기준)까지 하락을 완충하는 것입니다. 주식과 선물로 S&P500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풋옵션 매수와 매도를 통해 버퍼 구조를 설정합니다.
풋옵션의 프리미엄을 지불할 때의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콜옵션을 선택해 매도하는데, 해당 콜옵션의 행사가가 '캡'(cap)입니다. 캡은 1년 동안 S&P500지수가 상승할 경우 버퍼형 ETF가 추구할 수 있는 최대 상승치가 됩니다. 즉 하락 완충 정도와 최대 상승치를 미리 정해놓게 됩니다.
불확실성을 줄인 만큼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횡보장에서 유리합니다. 옵션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커버드콜 ETF를 닮았지만 커버드콜 ETF는 추가 수익(프리미엄 확보)을, 버퍼 ETF는 손실 방어를 목표로 하는 것이 핵심적인 차이점입니다. 목적이 달라 활용하는 옵션의 만기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이 상품을 1년 동안 보유하고 1년 뒤 S&P500지수가 22% 하락하면 10% 완충 효과(달러 기준)가 적용돼 실제 투자자의 손실률은 12%가 됩니다. S&P500지수 하락률이 버퍼 수준 이내인 -9%라면, 최종 수익률은 0%이 됩니다. 반면 지수가 12% 오르면 캡 수준(10%)까지만 수익률이 추구됩니다. 단, 버퍼형 ETF의 수익구조는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해 원달러환율 변동은 별개로 고려해야 합니다.
김선화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지난 10년 동안 S&P500지수가 연간 마이너스일 경우 평균 하락률은 -7.5% 수준이었다"며 "이에 10% 수준의 하락 완충 장치를 설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상품의 캡(최대 상승치)은 옵션 가격에 따라 정해지며, 매년 옵션이 롤오버(청산 후 재투자)되기 때문에 캡은 그 비용에 따라 매년 3월 변경됩니다.
ETF라서 언제든 사고팔 수 있지만 옵션 만기가 1년이다 보니 매도 시기에 따라 수익은 달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삼성자산운용은 홈페이지에 이 상품의 누적수익과 종료일까지 보유시 기대할 수 있는 ETF 잔여 캡, ETF 잔여 버퍼 등 주요 지표를 매일 공지할 예정입니다.
블랙록자산운용 한국 법인 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한 박명제 ETF부문장은 이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 부문장은 "업계 1등 회사의 사회적 책임은 고객의 이익을 위해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하락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빠르게 인식하고 새로운 투자솔루션으로 버퍼 ETF를 아시아 최초로 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ETF 점유율은 다소 떨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내놓은 버퍼 ETF가 점유율을 벌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난 2월 기준 삼성자산운용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69조5669억원으로 38.0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바짝 쫓고 있습니다. 미래자산운용 ETF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65조1943억원(35.66%)입니다.
박명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 ETF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